세월호 유가족, 경찰과 대치 14시간만에 자진해산…"정부 시행령 폐기해야"

  • 등록 2015.05.02 19:43:47
  • 댓글 0
크게보기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과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1박2일 철야농성을 벌여온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일 자진 해산했다. 농성을 벌인 지 14시간만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는 노동절인 지난 1일 '1박2일 범국민 철야행동'에서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해 경찰과 격렬히 대치했다.

이후 4·16연대는 2일 오전 0시30분께 서울 안국 사거리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를 촉구하는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까지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 20여명은 북인사마당에서, 100여명은 풍문여고 앞에서 동십자각 쪽 방향 200m 지점에서 각각 광화문광장으로의 이동을 주장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오전 11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경력에 막혀 이동하지 못했다.

오전 10시10분께 경찰 측 관계자와 유가족 측은 유가족들만 광화문광장 쪽으로 이동해 예정된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나 무산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동에서 동십자각 쪽으로 향하는 길은 경호 '갑호'에 해당하는 길이기 때문에 내어줄 수 없다"며 "미신고 집회이기 때문에 최대한 경호 문제가 불거지지 않게 조계사 쪽으로 가라고 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우리가 잘못한 것도 없고 이동만 하겠다는 것인데 왜 돌아가야 하나. 길을 열어줄 때까지 갈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후 1시50분께 동십자각 쪽으로 이동을 시도하는 유가족들과 경찰 경력 간 충돌이 있었다. 경찰은 두차례 캡사이신 스프레이를 쐈다. 20여분 뒤 유가족들이 경찰이 안내하는 조계사 쪽으로 돌아서 광화문광장으로 가겠다고 합의했다.

이에 경찰 경력 뒤 쪽으로 이동하는 유가족들을 경력이 다시 막아서면서 유가족과 경력이 뒤엉켜 몸싸움이 벌이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조계사 앞 길을 지나 종로구청을 거쳐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2시45분께 철야농성 돌입 14시간여만에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 100여명은 오후 3시10분께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벽 앞에서 1년 넘게 느낀 그 절망을 또 느꼈다"며 경찰의 진압 과정을 규탄했다.

전명선 위원장은 "자식 같은 고등학생과 대학생 애들이 경찰 벽 뚫어보겠다고 물대포와 캡사이신 때문에 구토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비통했다"며 "우린 폭력 집단도, 싸움꾼도 아니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고 앞으로 후손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물려주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아람 변호사는 "지난 3주간 인권침해감시 활동을 해왔는데 정부가 세월호 유가족과 집회 참가자들을 정권의 적으로 보지 않고서는 어떻게 이렇게 대하나 싶은 의문이 들었다"며 "대법원도 미신고 집회여도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집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강신철 kimm1728@hanmail.net
Copyright @2024 Fdaily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 (138-733) 서울 송파구 신천동 11-9 한신오피스텔 1017 | TEL : (02)412-3228~9 | FAX | (02) 412-1425 서울,가00345, 2010.10.11 | 창간 발행인 강신한 | 개인정보책임자 이경숙 |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지원 Copyright ⓒ 2025 FDAILY NEWS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fdaily.co.kr for more information
파이낸셜데일리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 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