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전날 밤 헤어진 애인에게 염산을 뿌리고 도주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4일 오후 8시10분께 용산구 한 주택가 골목에서 전 여자친구 A(31·여)씨에게 염산을 뿌리고 달아난 양모(41)씨에 대해 특수협박, 특수체포미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흉기등 상해), 폭행(이전 폭행부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올 8월부터 11월까지 교제하던 A씨와 헤어진 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A씨를 괴롭히던 중 염산까지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양씨는 10월18일께 A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등 소위 의처증 증세를 보였다. 이를 참지 못한 A씨가 지난달 이별을 통보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양씨는 이달 둘째주 A씨에게 화상을 입힐 목적으로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화학약품 판매점에서 염산 2ℓ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수차례 범행을 계획했으나 실패했고 지난 23일에는 종로구 소재 벼룩시장에서 전기충격기도 구입했다. A씨를 납치해 반항치 못하도록 한 뒤 범행을 벌이기 위함이다.
이달 6일에는 직장 내 헬스장에서 A씨의 멱살을 잡는 등 폭행하는 과정이 동료직원들에게 공개돼 퇴사강요도 받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범행 후 도망친 다음 서울 마포구에서 평소 친분이 있던 변호인을 만나 자진출석 권유를 받았으나 강남 등으로 계속 도망쳤다.
그러던 중 전기충격기를 노점상에 팔아 증거를 인멸한 채 경찰의 출석요구와 변호인 등 지인의 자진출석 권유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사건으로 우측 어깨부위에 손바닥 크기 정도의 3도 화상을 입었으며 우측 눈 각막도 손상됐다.다만 실명될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양씨는 변호사 입회 하에서만 조사를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