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에 사는 김윤진(46·여)씨는 지난 2013년 어느날 텔레비전을 보다 화상을 입은 초등학생을 보고 일정액을 기부키로 결정했다.
이 초등학생은 화재로 인해 온몸에 화상을 입은 케이스로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은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는터라 치료도 쉽지 않아 보였다.
김씨는 큰 돈은 아니지만 안스러운 마음에 매달 3만여원을 내기로 하고 복지기관과 약정을 했다.
하지만 기부를 한지를 1년에 지났을까 서서히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매달 생활비로 자동인출되는 돈이지만 경기불황이라는 이유로 남편 월급은 그대로 인데 반해 생활물가는 올라 상대적으로 씀씀이가 많아져서다. 마음이 좋지 못했지만 김씨는 결국 기부를 1년만에 중단하기로 했다.
경기불황 등의 여파로 기부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27일 서울시와 경인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3세이상 인구중 지난해 기부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33.1%로 2013년 36.5%보다 3.4%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2011년 37.8%포인트에 비해서는 4.7%포인트가 낮은 것이다.
성별로는 여성의 기부경험자는 33.7%인데 반해 남성은 32.5%포인트로 여성이 남성보다 1.2%포인트 높았다.
기부한 경험이 없는 사람중 기부를 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대답이 첫손 꼽혔다.
응답자의 64.6%가 이를 이유로 댔다. 이어 '기부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가 14.8%, '기부단체 등의 불신'이 11.7%, '요청을 받은적이 없어서' 6.4%, '기부방법을 몰라서' 2.5% 순이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향후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가 50.2%로 나타났다. 둘중에 한명은 기부의사가 있다는 얘기다. 여자가 50.8%, 남자는 49.6%였다.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다'는 사람도 응답자의 38.5%에서 나왔다. 특히 일반적인 기부에는 인색했던 남성(39.3%)들이 통큰기부에서는 여성(37.8%)을 웃돌았다.
아울러 자원봉사활동 참여횟수와 장기기증자수도 다소 감소했다.
지난해 1년간 서울의 자원봉사활동 참여인구 1인당 참여횟수는 6.9회로 2013년 7.8회보다 0.9회 줄었다.
참여인구 1인당 연간 평균 참여시간도 2013년 23.6시간에서 21.5시간으로 2.1시간이 적었다.
또한 서울의 장기기증자는 2014년 455명으로 2010년 416명보다 9.4% 증가했지만 2013년 469명보다는 3.0% 감소했다.
특히 생존상태에서 이식한 건수는 2012년 426건까지 올라갔으나 2013년 389건, 2014년 345건으로 2년연속 줄어드는 각박해진 인심을 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