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그룹 지휘봉을 잡은지 1년동안 내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막대한 차입금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이 명실상부한 '안착'을 위해서는 총 14조원에 달하는 차입금 문제 등 재무 부담을 하루속히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년간 두산 주요 계열사의 실적은 적자에서 흑자전환 하는 등 그룹의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수익성 회복은 중공업 외 비주력 부문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비용 절감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동성 문제가 완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두산의 주요 계열사 5곳은 계열사별로 유동성 확보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두산은 자체 및 자회사인 DIP홀딩스 보유 약 4000억원의 현금성자산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5000억원 발행 계획을,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주식을 활용한 주식담보대출(6000억원)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두산건설은 ▲신지운수권부사채(BW) 1500억원 발행 ▲분당센터 구조화 및 신분당선 유동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엔진은 ▲두산밥캣 주식(1057만8070주, 10.6%) 담보가치 활용 ▲담보제공가능 유형자산 약 3957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산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5년 706억원에서 1199.15% 상승한 9172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3곳(연결기준)과 두산건설(별도기준) 모두 2015년 대비 모두 영업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이런 매출액 증가는 2014년부터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강력한 체질 개선 작업을 벌인 덕분이다. 하지만 외형 성장을 통한 영업 수익성 개선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두산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5년 1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또한 두산종공업 역시 매출액은 2015년 1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9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사업경쟁력 강화와 매출 성장 등을 통한 본격적인 영업수익성 개선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우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그룹 전반의 영업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 창출력 대비 그룹의 차입부담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며 "주요 계열사별 현금흐름 또한 안정적인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등 차감 전 영업이익) 창출에도 불구하고 금융비용, 운전자금, 설비투자(CAPEX), 배당금 등 감안시 차입금 상환재원 확보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망했다.
두산그룹의 차입금은 규모는 총 14조원에 달한다. 두산중공업 7조8000억원, 두산인프라코어 3조7000억원, 밥캣 1조5000억원, 두산건설 8800억원 등이다.
주요 자산 및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해 자금 부족분을 충당하고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으나, 채무상환 부담 수준을 크게 완화시킬 정도의 차입금 감소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두산 등 주요 5곳 계열사별 유동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진행중인 유동성 확보 계획이 정상적으로 실행 될 경우, 올해 차입금 차환 관련 유동성 대응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그룹 체질개선 효과로 전 계열사의 실적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계열사별 수주및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올해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