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홈플러스가 임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차등 지급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체질개선 1년만에 이 같은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었던 실적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회계년도(2016년 3월~2017년 2월)에 31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직전 회계년도(2015년 3월~2016년 2월) 1490억원의 적자가 1년 만에 '턴 어라운드'된 것이다.
홈플러스의 2015년도 실적을 살펴보면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와중에 신선식품 부문에 1500억원대의 투자를 진행했다. 여기다 테스코에서 MBK파트너스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임직원 2만6000여명에게 격려금을 지급하며 10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가는 등의 비용이 재무제표에 반영된 탓에14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이었다.
비록 일회성 지출요인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년 만에 평년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을 회복한 성적표는 괄목할만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9월 홈플러스의 지분 100%를 영국 테스코로부터 7조2000억원에 인수했고, 4개월 이후 특성화 상품 개발 등 경쟁력 확보의 일환으로 P&G 미국 본사 부사장으로 신규시장 부문을 맡아오던 김상현 사장을 신임대표 이사로 선출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홈플러스가 가장 자신있는 카테고리 '신선식품'에 집중했다. 그 동안 대형마트 업계는 최저가 경쟁과 배송경쟁에 치우치며 수익성이 문제됐지만, 마케팅과 영업전략에 차별화를 강조하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시켰다.
김 사장은 "고객들에게는 온 가족이 모여 오손도손 한 끼 식사를 나누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만큼, 홈플러스가 최고의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 경영전략"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밥상'을 만들고,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신선식품'하면 바로 홈플러스를 떠올리게 하자는 목표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고객에 집중하자'는 원칙을 통해 진열 방식을 바꾸고, 불필요한 매대를 줄이는 등 소비자가 사고 싶은 물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다른 경쟁 마트들은 자체상표(PB)에 주력하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기존 브랜드와 협력을 통한 단독상품 출시로 눈을 돌렸다.
아울러 김 사장은 지난해 4월 본사를 강서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5개로 분리 돼있던 본사 전 부문과 연구를 담당하는 창조혁신센터, 매장을 강서 신사옥에 한데 모았다. 또 사무실을 임직원 구별없이 열린 공간에서 자유롭게 업무가 가능하게 '오픈형 오피스'로 꾸미는 등 회사 내부 조직과 기업 문화 변화에도 힘썼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MBK파트너스가 맥킨지에 의뢰해 홈플러스에 대한 1여년간 컨실팅을 진행하는 등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면서 "지난해까지만해도 일각에서 MBK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홈플러스를 재매각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MBK가 홈플러스와의 시너지를 위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인수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등 당분간은 기업가치 제고와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