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들어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며 주춤했던 은행권 가계부채가 다시 몸집을 불리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대형은행의 4월 가계대출 잔액은 499조6917억원으로 1년 전(466조4732억원)보다 33조2185억원(7.1%) 증가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11%인 것을 감안하면 증가 폭은 둔화된 셈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증가 폭보다는 확대된 양상이다. 올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월 498조2034억원, 2월 497조8906억원, 3월 498조2325억원으로 변동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지난달에만 1조5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7000억원으로 증가액의 절반(46%)에 달했다.
이는 봄 이사철에 접어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게 주요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아파트 매매건수는 7788건으로 1년 전보다는 700건 가까이 줄었지만 전월에 비해 1000건 이상 증가했다.
여기에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청약·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아파트 분양권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1분기 활기를 띈 전월세 거래는 지난달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이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4월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 전세는 0.07% 상승했다. 이사 성수기가 되면서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려 상승폭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사철 수요, 분양물량 확대 등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사철에 접어들며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4월 증가폭은 예년에 비해 크지는 않았다"며 "조기 대선으로 대기한 분양 물량 등이 한꺼번에 풀릴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