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불리며 흥행가도를 달리던 면세점 업계가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정부의 오락가락 면세점 정책 등으로 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실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유커도 중국 당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 단체 관광 금지령을 내리면서 발길이 뚝 끊기자, 국내 면세점의 시름이 깊어졌다.
현재 각 면세점마다 중국 관광객 매출비중이 많게는 60~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중국 유커 비중이 절대적인 일부 면세점은 당장의 피해 마련보다 존폐 위기까지 몰렸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각 면세업체들은 국내 면세시장 위기 타개를 위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그동안 개장이 지연되던 태국 방콕 시내 면세점을 오는 7월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태국은 유럽, 호주 등 외국인들이 가장 손에 꼽는 관광 명소인 만큼, 롯데는 현지인뿐 아니라 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까지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말 일본 도쿄 긴자(銀座) 지역에 롯데면세점 도쿄 긴자점을 오픈했다. 면세점 내에는 시계, 향수, 화장품 등 300여개 브랜드를 비롯해 MCM, 후, KT&G 등 국내 브랜드도 입점했다.
긴자는 연간 2000만명이 찾는 일본 내 대표적인 번화가인 만큼 롯데면세점은 개점 첫해 매출 목표를 1500억원으로 잡았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 유치 최대 경쟁국으로 떠오른 일본의 도쿄 긴자점 오픈을 발판 삼아 글로벌 면세시장에서 롯데면세점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1등 면세점' 달성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면세점도 최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사업권을 따낸 데 이어 이번 인천공항 T2 면세점 획득을 통해 세계 공항에서 한층 입지를 다지게 됐다.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은 아시아 3대 공항 중 하나로 면적이 세계에서 4번째로 크다. 지난해 7050만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했으며, 매일 100개 이상 항공사의 비행기 1100대가 운항한다.
호텔신라는 기존과 다른 다양한 뷰티·패션 상품을 고객에 제공한다는 계획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매장 구성 방안을 제시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4월 일본 도쿄 신주쿠 지역에 다카시마야, 전일본항공상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A&S다카시마야 듀티프리'(A&S다카시마야) 시내면세점을 오픈했다.
'A&S다카시마야'는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원스톱 상업시설로 3사가 합친 만큼 강점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더욱 매력 있는 상업시설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홍콩공항 사업권 획득으로 해외 매출만 1조원 이상 올릴 수 있는 글로벌 사업구조를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해 글로벌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글로벌 사업 다각화보다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알리며 K뷰티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12층에 '뷰티바이블 샵'을 오픈, 방송 속에 등장한 국내 화장품을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체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뷰티바이블'은 국내외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함께 출연해 뷰티에 대한 심도 깊고 유용한 정보와 토크를 나누는 인기 뷰티 프로그램으로 시즌 3에는 뷰티 팁 정보를 나누는 단순 정보 프로그램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체험, 구매까지 하도록 영역을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전 세계 117개 국가로 송출되는 KBS WORLD 채널과 SNS를 통해 뷰티 팁을 입수한 해외 관광객들이 서울로 '뷰티 관광'을 유도하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뷰티바이블샵'은 기존 뷰티 프로그램의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연결하여 확장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방송에서 소개된 우수한 정보와 제품력 있는 제품을 실제 매장에서 국내외 고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입점된 중소 코스메틱 브랜드와 고객 모두에게 윈윈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