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류업계가 단순히 제품을 제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소통 강화를 위해 전문 펍을 열거나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주류업계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와 김영란법 시행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무엇보다 지난해 열풍을 이어갔던 '과일소주' 등의 인기가 시들해졌고, 대체재를 찾지 못해 실적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특별한 맛'을 원하는 애주가들이 증가하면서 수입맥주를 넘어 수제 맥주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까지도 생겨나 '수입·수제맥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에 국내 주류업체들은 저마다의 공간 속에서 개성있는 술과 음식 또는 이벤트 등으로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 속성과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 하는 펍을 오픈했다.
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오비맥주는 서울 강남역 근처에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라는 수제맥주 전문 펍을 개점했다.
오비맥주는 국내서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는 것에 대비해 제트엑스벤쳐스를 설립, 미국 시카고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 아일랜드'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앞서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는 지난해 여름 서울 이태원역 근처에 팝업스토어 형태로 오픈한 이후 약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직영 매장을 열었다. 단순한 펍의 개념을 뛰어넘어 맥주에 대한 경험제공의 공간으로 삼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서울 잠실과 부산 대연동에 클라우드 맥주 전용 홍보관겸 펍 '클라우드 비어스테이션'을 오픈했다.
잠실의 경우 롯데호텔 월드점 지하 1층에 500평 규모로, 호텔 내 기존에 있던 생맥주 펍(PUB)을 리모델링해 클라우드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맥아함량 100%의 '올 몰트 맥주'로 독일·체코 등 유럽의 엄선된 호프와 효모를 사용해 풍부한 맛과 거품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맥주"라며 "전용숍에서 클라우드를 즐기면서 국내 맥주 맛이 밍밍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우리나라 맥주도 맛있다'라는 인식을 확대시키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와 소통 강화 및 사업 다각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산업에 진출하는 업체들도 있다.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양조장&푸드는 매장에서 직접 빚은 막걸리의 속성과 매장의 특징을 살려 막걸리를 경우와 때에 알맞게 즐기는 '막걸리 음주 T.P.O'(Time, Place, Occasion)를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빚는 느린마을 막걸리는 인공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쌀, 물, 누룩으로만 빚어 숙성에 따라 맛의 변화가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이러한 느린마을 막걸리를 봄(숙성 1~3일차)부터 겨울(숙성 7~9일 차)까지 4계절로 표현해 막걸리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최근에는 고기의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막걸리 훈증법과 막걸리에 고기를 재우거나 숙성시키는 방식 등을 활용해 '양조장 푸드'라는 이색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 대표 주류업체 무학도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주주총회소집공고에서 외식 및 프랜차이즈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현재까지 프랜차이즈 사업 추진과 관련돼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언제라도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산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
배상면주가 마케팅팀 관계자는 "최근 술자리 분위기와 주류 페어링과 같이 술 외적인 부분에 많은 소비자들이 좀 더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따라 최근에는 주류업계가 공간을 통해 제품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어필하며 소비자들과 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