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중 9세 이하 어린이가 청소년(10~19세)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국회의원이 5일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원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현황'과 보건복지부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후 병을 얻은 피해 어린이 수는 128명이었다.
피해 청소년의 수 42명에 비해 3배가 넘는 숫자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어린이가 청소년보다 생물학적 조건이 더 취약해 같은 용량의 가습기살균제 독성물질에 노출됐더라도 건강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피해자 연령대를 19세 이하의 소아와 20세 이상의 성인으로 확대해 보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사망한 소아는 76명으로 성인(64명)에 비해 1.2배 많았다.
생존환자(성인 230명·소아 160명)와의 비율로 비교하면 소아의 사망비율은 성인(27.8%)보다 2배 가까이 많은 47.5%에 달했다.
최 소장은 "어린이를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환경오염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환경보호청장(EPA) 직속으로 어린이보호과를 두고 있는 것처럼 한국 환경부도 유사한 기구를 설치해 미래세대를 환경 문제로부터 적극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