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67)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전 총리)은 25일 남북단일팀 구성과 관련해 "여건상 불가능하다. 우리 선수들의 이해관계도 있고 북측의 이해관계도 있어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100일 앞으로 다가온 대회를 기념하는 '유니폼 패션쇼'에 참석해 "북한 응원단이 온다면 대회 분위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돼 우리도 환영"이라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백두산에서 출발해 판문점을 거쳐 남 측으로 이동하는 성화 봉송로에 대해 "지난 2002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성화가 백두산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온 선례가 있어 (판문점 성화봉송도)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7월3일 광주에서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 성공의 키워드로는 '저비용, 고효율'을 꼽았다.
그는 "스포츠 대회가 시설을 필요 이상으로 갖췄다가 대회가 끝난 뒤 그 부담이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에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며 "비용을 최대한 적게 들여 대회를 성공시키려고 한다. 걱정도 되지만 성공하면 더 기쁨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계U대회는 전 세계 170여 개국 대학생들이 참가하는 '미니 올림픽'이다. 2년에 한 번 대표 선수들이 모여 21개 종목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김황식 위원장 일문일답
- 광주U대회 100일을 앞 둔 소감은.
“이번 대회는 광주·전남에서 열리는 가장 큰 스포츠 대회다. 큰 기대를 하는 한편 잘 준비해야 한다는 걱정도 있어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스포츠 대회가 시설을 필요 이상으로 갖췄다가 대회가 끝난 뒤 그 부담이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에 돌아가는 경우가 있다. 비용을 최대한 적게 들여 대회를 성공시키려고 한다. 걱정도 되지만 성공하면 더 기쁨이 클 것이다.”
- 준비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비용을 줄이려면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정한 기준 등을 충족해야 한다. 국제연맹과 협의해 저비용으로 시설을 갖추게 교섭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다행히 국제연맹이 협조해줬다. 오히려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예산보다 훨씬 절감된 비용으로 대회를 치를 준비가 됐다. 보통 대회를 치르다 보면 비용을 증액하는 식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하는데 이번 대회는 최근에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 대회 준비는 어느 정도 됐나.
“새로운 경기장 3개를 만드는데 이들은 거의 90% 준공됐다. 일부 경기장 개보수 작업도 진행 중인데 순조롭게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완료가 되면 모의시합도 할 예정이기에 준비에는 차질이 전혀 없다.”
- 남은 과제는.
“경기 운영 자체를 매끄럽게 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테러 등 위험이 만연한데 우리도 그 부분을 감안해 안전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 북한 팀이 참가하면서 남북한이 이번 대회를 통해 평화로운 기틀을 마련하는 작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 대비해야 할 것이다.”
- 남북 단일팀 구성과 판문점 성화봉송, 북한 응원단은 가능한가.
“지난 2002부산아시안게임 당시 성화가 백두산을 거쳐 남한으로 들어온 선례가 있기에 (판문점 성화봉송도)가능하다고 생각을 한다. 북한 응원단이 온다면 대회 분위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에 우리도 환영한다. 적극적으로 협의를 해보겠다. 전반적인 단일팀은 여러 여건상 불가능하다. 우리 선수들의 이해관계도 있고 북측의 이해관계도 있기에 전반적인 단일팀은 어렵다. 단체종목에 남북 선수들이 함께 단일팀을 구성하는 시도는 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원만히 될지는 의문이다.”
- 대회 홍보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홍보대사, sns. 홈페이지 그리고 언론의 협조를 받아 대회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 대회기간에 경기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 축제를 여는 것을 구상 중이다. K팝 공연 등 젊은이들을 위한 축제를 병행하려고 한다. 미리 사전에 잘 알려 방학이 시작된 시점에 '광주로 가자, 그래서 함께 즐기자'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 위원장으로서 맡을 역할은.
“대회 점검과 준비를 위해 국제연맹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다. 외국 손님들을 만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겠다. 또, 다른 지역에서도 대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대학 학생회와 총장 등의 협조를 구하는 일들을 도맡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내 대학과 외국 대표팀이 자매결연을 맺어 대회 때 함께 응원하고 외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그 나라와 협약을 맺어 도움을 주는 것을 구상 중이다. 국제 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장으로 만들고 싶다.”
-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U대회는 사실상 국내 유일 종합 스포츠 국제대회다. 내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지는 사전 올림픽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들이 내년 리우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 수준이 높은 대회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다. 이번 대회를 통해 광주·전남 지역의 먹거리와 문화유산도 한 번 둘러보시는 기회로 활용하시면 좋겠다.”
-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 있나.
“낙지도 있고 생선도 좋다. 광주가 내륙이지만 바다와 한 시간 거리다. 좋은 한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