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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유재학 "조동현 코치 아니 조 감독"

참 어색한 적장이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울산 모비스의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을 함께 일군 유재학(52) 감독과 조동현(39) 전 모비스 코치이자 현 부산 kt 감독 사이가 그렇다.

유 감독은 13일 서울 서초구 JW매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4~2015시즌 한국농구대상 시상식에서 남자 프로농구 감독상을 수상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비시즌 동안 농구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로 자리를 비웠지만 역대 최초로 세 시즌 연속으로 정상에 섰다.

유 감독은 "좋은 선수들을 만났고, 좋은 코칭스태프를 만나서 영광이다. 비시즌에 대표팀을 맡느라 팀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김재훈 코치와 조동현 코치가 팀을 잘 이끌었다"고 했다.

금방 말을 고쳤다. "이제는 조동현 코치가 아닌 조 감독이다"며 "두 사람이 팀을 잘 이끌었다. 나는 밥숟가락만 얹었다. 선수들도 힘든 시기를 잘 극복했다"고 했다.

2013년 현역에서 은퇴한 조 감독은 곧장 모비스의 코치로 합류해 유 감독을 보좌했다. 2013~2014시즌과 2014~2015시즌 모비스가 우승하는데 일조했다.

그런데 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7일 돌연 모비스를 떠났다. 친정팀이었던 kt가 조 감독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며 지휘봉을 맡겼다. 유 감독도 미련 없이 보냈다.

유 감독은 "(조 감독은)선수 때 내가 직접 뽑았다. 준비를 하고, 하지 않고는 본인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게 힘들겠지만 이제까지 해온 것만큼 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나는 많이 졌다. 깨지고, 밟혀보기도 하면서 힘든 시절을 겪으며 배웠다. 조 감독 역시 실패도 해보고, 져봐야 모든 것이 자기 것이 된다. 주변의 좋은 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감독은 수상소감을 밝히는 유 감독을 빤히 쳐다보면서도 쑥쓰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감독이라는 직함이 어색했나 보다.

조 감독은 kt 사령탑에 앉으면서 "오랜 기간 선수로 뛰었던 kt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강도 높은 체질 변화를 통해 팀워크와 스피드, 그리고 근성을 두루 갖춘 팀으로 거듭나 팬들에게 사랑받는 명문구단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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