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에 처음으로 승선한 염기훈(32·수원)이 각오를 밝혔다.
염기훈은 오는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과 16일 태국에서 열리는 미얀마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르기 위해 8일 오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다.
염기훈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왔다. 슈틸리케 감독님과는 처음이고 처음 보는 선수들도 많다"며 "설레는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경기는 계속 지켜봤지만 보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은 다르다"며 "감독님의 성향 파악이 최우선이므로 훈련하면서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1년5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지난해 1월29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에 출전해 46분간 그라운드를 누빈 것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서지 못했다.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선 홍명보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대표팀과는 인연은 끝난 듯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염기훈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로 떠올랐다. 13경기에 출전해 7골6도움을 기록하며 각각 득점 공동 1위와 도움 1위에 올라있다. '제2의 전성기'라는 수식어가 따랐다.
이에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지난 1일 UAE와 미얀마전에 나설 23명의 명단에 염기훈의 이름을 포함했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염기훈의 발탁을 두고 "일부 사람들은 염기훈이 만으로 32살인데 2018년 월드컵을 앞두고 그가 얼마나 도움이 될 지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며 "지금 K리그에서 득점과 도움 1위를 선발하지 않는다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염기훈은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몫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염기훈은 "대표팀은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도 중요하기에 나이에 대한 부분은 나도 이해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뒤처지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또 "기존의 대표팀에서 해외파 선수들이 많이 빠져서 K리그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꿔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며 "후배들이 편안하게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형으로서 돕겠다"고 덧붙였다.
포지션이 겹치는 손흥민(레버쿠젠)과의 경쟁에 대해서도 한발 물러난 자세를 보였다.
염기훈은 "솔직히 예전에는 경기에 꼭 뛰어야 하고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주전도 중요하지만 팀의 후보 선수들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뛰든 안 뛰는 내 위치에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당연히 승리다. 모든 선수가 같은 생각이기에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러시아월드컵으로 가는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첫 번째 상대인 미얀마에 대해서는 특히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염기훈은 "소속팀에서도 항상 첫 경기가 힘들고 어렵다. 이번에도 미얀마가 약팀이라지만 힘들거나 생각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어느 선수가 경기에 나서든 자기 실력을 잘 발휘해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