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계가 박인비(27·KB금융그룹)의 첫 티샷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박인비는 11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미국 뉴욕주 해리슨의 웨스트체스터 컨트리클럽(파73·6670야드)에서 시작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까지 LPGA챔피언십으로 열렸던 메이저대회였으나 올해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함께 대회를 열며 이름을 바꿨다.
박인비는 2013년 이 대회 우승과 더불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한 해 3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만의 대기록이었다.
지난해에도 대회 정상에 오른 박인비는 올해 3연패에 도전한다. 1955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에서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2003~2005년 애니카 소렌스탐(45·스웨덴) 뿐이다. 전체 메이저대회로 확대하면 1937~1939년 패티 버그(미국)가 당시 타이틀홀더스 챔피언십에서 첫 위업을 달성했을 뿐이다.
이미 태극낭자들의 기수 역할을 하고 있는 박인비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또 다른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맏언니'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를 뛰어넘어 한국인 메이저대회 최다승을 기록하게 된다.
박인비는 LPGA 투어 14승 가운데 5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뒀다. 박세리는 25승 가운데 메이저 승은 5승에 그쳤다.
또 리디아 고(18·뉴질랜드)에게 뺏겼던 세계랭킹 1위의 자리도 탈환할 기회를 얻었다. 박인비는 현재 리디아 고를 0.1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우승만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세계 1위가 된다.
대회를 앞두고 박인비는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은 경사가 심해 조심해야 한다.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팅 모두 잘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는 지난 8일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에서 20개월만에 우승을 맛보며 기세가 오른 수잔 페테르센(34·노르웨이)과 같은 조에서 우승을 넘본다.
박인비 외 한국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날 흔들려 고배를 마신 김세영(22·미래에셋)도 메이저대회 우승의 한을 풀고자 한다.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도 시즌 첫 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노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