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살아났다. 서울은 최근 6경기 5승1무(승점 16)다. 같은 기간 패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순식간에 강등권에서 3위(7승4무4패·승점 25)까지 올라섰다.
'슬로우 스타터'의 오명을 벗어 던지는 일은 내년으로 미뤘지만 어쨌든 분위기를 반등하는데는 성공한 듯한 모습이다.
15일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구단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최용수 감독은 "시즌 초반 전술과 전략적인 실책이 많았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떤 부분을 계속 유지할지를 찾는 시기가 매년 나타나는 것 같다"고 초반 부진에 대해 분석했다.
모든 포지션이 삐걱거렸지만 특히 공격진의 난조는 서울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정조국은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야심차게 영입한 박주영은 실전 감각이 크게 떨어졌다. 무득점이 아니면 한 골을 넣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이진법 축구'라는 오명까지 써야 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동계훈련 때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 상태에서 개막전을 치렀다. 의지가 다르지는 않았는데 순간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있었다"면서 "내가 공격수 출신인데다 우리 팀에는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 많다. 이진법 축구는 나에게 정말 치욕적인 말"이라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라이벌 수원삼성에 1-5로 무너지는 등 한없이 무기력하던 서울은 지난달 16일 전남 드래곤즈전 3-0 완승 이후 확 달라졌다. 지난 6일 전북현대 원정 2-1 승리는 잃어버렸던 날개를 찾아줬다.
"어차피 시즌 중 2~3차례는 고비가 찾아온다. 우리는 첫 번째 고비를 경험한 것"이라고 말한 최 감독은 팀이 정상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쳤다.
최 감독은 "우리는 갈 길이 멀다. 초반에 너무 많은 승점을 잃었다. 이제부터 2015년 K리그를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고 뛰겠다"면서 "앞으로 더 힘든 위기가 올 것인데 소나기를 피해야 할 때는 확실히 피해가면서 승점을 쌓겠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여름이 끝나면 우승을 위한 승부의 시기가 찾아올 것으로 믿고 있다. 그때까지는 발톱을 감출 생각이다.
"현재 경기력은 60~70% 정도"라고 밝힌 최 감독은 "승부수는 8~9월이다. 그때를 대비해 승점 싸움을 철두철미하게 해야 한다. 일단 최대한 무너지지 않고 버티다가 우리 전력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판단되면 앞만 보고 뛰겠다"고 구상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