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제주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강수일(28)이 15경기 출장 정지의 철퇴를 맞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연맹 대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수일에 대해 K리그 15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소속팀 제주에는 엄중 경고했다.
상벌위원회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금지약물 검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1차 위반시 징계 수위를 그대로 적용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징계 규정에 따르면 1차 위반시 1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는다. 2차 위반시 1년간 출장정지, 3차 위반시 리그에서 영구 제명된다.
징계는 최초 적발된 11일부터 소급적용된다. 제주가 이후 두 경기를 치러 강수일은 앞으로 13경기에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없다. 현재 스케줄상 9월19일 포항 스틸러스전에야 복귀가 가능하다.
조남돈 상벌위원장은 "그동안에는 먹는 약과 주사제 위주로 도핑 교육을 실시했다. 본인도 연고를 바른 사실이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한다"면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고의로 한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도핑은 결과로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강수일은 같은 기간 대한축구협회 주관 대회 출전도 불가능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그동안의 사례들로 볼 때 K리그 15경기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협회 주관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일은 지난 5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의뢰해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메틸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을 보였다. 메틸테스토스테론은 상시 금지약물로 분류된다.
K리그 소속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것은 검사를 시행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A샘플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강수일은 B샘플 검사를 포기했다.
강수일은 이날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약물 사용 계기 등을 상세히 소명했다. 최초 적발 당시 강수일은 콧수염을 기르기 위해 발모제를 사용했다고 말한 바 있다.
강수일은 소명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응원해 준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미안해 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아직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통해 K리그에 뛰어든 강수일은 2011년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올해 제주로 복귀한 강수일은 14경기에서 5골2도움으로 활약하며 슈틸리케호에 승선했지만 약물 사용 사실이 드러나 중도 하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