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2015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가 2일 오후 막을 올린다.
문경에 위치한 국군체육부대 메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 행사는 에어쇼, 특전사의 태권도 시범 등 이색적인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선사할 전망이다.
특히 참가 선수들이 전통민요 ‘쾌지나 칭칭 나네’에 맞춰 집단 군무를 펼치는 솔저댄스는 개회식 행사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려한 군무에 환호하는 관중들을 지켜보면서도 정작 행사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는 이들도 있다.
대회 성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김상기(63)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장, 김관용(73) 경북도지사 겸 공동조직위원장, 고윤환(58) 문경시장 등이 그들이다. 손진책(68) 개회식 총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4성 장군 출신의 김상기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육군 참모총장을 거친 예비역 장성이다. 육사 출신으로 군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대회 성공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풍부한 군 경험이 강점이다.
민·관·군 서포터즈 발족은 군을 잘 아는 김 위원장의 리더십이 한몫을 했다. 통합 서포터즈는 대회 기간 중 응원도 함께 하고, 경기가 없을 때는 참가선수들을 상대로 패키지 투어도 안내한다.
김 위원장은 “군과 민과 관이 통합 서포터즈를 구성해 해당국 경기시 응원을 하고 짜투리 시간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안내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그런 개념을 시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독실한 불자이기도 한 김 위원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국방부 국방정책실 실장, 육군대장, 참모총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회 공동위원장인 김관용 경북 도지사도 이번 대회 준비의 또 다른 주역이다. 그는 요즘 대회 개막을 앞두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뒤면 세계군인체육대회가 문경에서 막을 올린다. 잘 떨지 않는 성격인데, 어제는 왠지 모르게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제법 잠도 설쳤다”고 토로했다.
김 지사는 풍부한 도정 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상당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이다. 시민지원위원회는 이번 대회 성공의 버팀목이다
그는 대회에 참가하는 세계 각국의 군인들을 상대로 안동 등 유서 깊은 지역의 전통문화와 더불어 새마을운동 등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미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행정고시(10회)에 합격해 관가에 입문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고윤환 문경시장은 '저비용고효율' 대회 개최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고 시장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마주한 최대 난제는 군인들이 묵을 선수촌을 짓는 일이었다. 공기는 턱없이 짧았고, 예산은 부족했다.
고 시장은 애초 아파트를 지어 선수촌으로 사용한 뒤 분양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시가 접촉한 건설업체들부터 난색을 표시했다. 짓고 나도 아파트를 분양할 길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고 시장은 커뮤니케이터의 역량을 발휘했다. 민간의 아이디어를 폭넓게 구했다. 두성특장차가 제안한 이동형 캐러밴은 ‘예산 부족 해결’과 ‘공기 단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묘수였다.
선수촌을 일부 대체할 캐러밴 제작비용은 35억원. 아파트를 지었을 때 예상되는 건축비 800억원에 비하면 '푼돈' 수준 이었다. 이동형 캐러밴이 대회기간 중 수용할 선수들은 1300여명에 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직위는 대당 2650만원이 들어간 캐러밴을 대회가 끝난 뒤 일반에게 1650만원에 매각한다.
고 시장은 행정고시(24회)에 합격해 부산 정무 부시장 등을 거쳐 문경시에 둥지를 틀었다.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 청와대,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등 중앙과 지방을 두루 경험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개막행사를 담당한 손진책 총감독도 대회의 막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주인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