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프레지던츠컵 골프대회에 출전하는 배상문(29)이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배상문은 2일 오전 경기 성남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프레지던츠컵은 그 동안의 제 불찰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회를 잘 치르고 입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배상문은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여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는 지난해 2014~2015시즌 개막전인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우승을 하며 2016~2017시즌까지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이 기간 동안 최대한 선수 활동을 하기 위해 입대 연기를 원했다. 병무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국외여행기간연장 허가신청 불허가처분 취소' 행정소송까지 냈고 지난 7월 패소했다.
이에 대해 배상문은 "당시 의논했던 변호사들과 함께 충분히 연장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소송까지 하는 강수를 뒀다. 지금은 후회하는 부분도 있지만 당시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고 털어놓았다.
병역기피 논란으로 번지며 수많은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배상문은 "2~3년 뒤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 불안감이 컸다"며 "정말 어렵게 PGA 투어 시드를 얻었다. 비유를 하자면 삼수 끝에 대학에 갔는데 군대를 다녀오면 복학을 할 수도 없는 끔찍한 심정이었다"고 항변했다.
그에게 다행인 것은 패소 직후인 7월 말 PGA 투어 측에서 의무 군복무를 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병가 규정을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배상문 룰'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당초에는 전역 시기인 2017년 시드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2017~2018시즌까지 연장됐다.
배상문은 "소송을 진행할 당시 PGA 측에서 어떠한 확답도 주지 않은 상황이었다. 조금만 일찍 알려줬다면 다른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쏟아졌던 비난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오는 6~1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클럽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의 일원으로 참가하게 된다. 한국 국적 선수로는 그가 유일하다.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팀 단장이 이번 대회 코스에서 열렸던 KPGA 신한동해오픈에서 2013~2014년 2연패를 했던 것을 높이 사 단장 추천 선수로 배상문을 지목했다. 대회를 앞두고 코스를 정비하기는 했지만 배상문은 인터내셔널팀에 중요한 전력이 될 전망이다.
배상문은 "선수들이 세계적으로 이동을 많이 하고 매주 다른 코스에서 경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면서도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아이언샷이다. 페어웨이가 넓고 그린이 어려운 코스다. 드라이브는 평이하게 쳐도 아이언샷으로 퍼팅하기 좋은 위치에 떨어뜨리지 못하면 경사가 많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 골프는 정말 대단하다. 여자 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곧 세계를 휩쓸 수 있다. 팬분들이 프레지던츠컵을 계기로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