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日 고쿠보 감독 "나 때문에 졌다"

일본이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돔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5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0-3으로 뒤지다가 9회초에 4점을 내며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일본은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7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9회초를 넘기지 못하고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고쿠보 일본 감독은 "꼭 이겨야하는 경기에서 졌다. 굉장히 억울하다. 그 한 마디가 전부를 나타내는 것 같다"고 패배 소감을 전했다.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대회를 통해 야구의 올림픽 정식종목 재진입과 흥행을 위해 노력했다. 일부에서 일본 측에 유리한 일정 등을 이유로 '일본을 위한 대회'라는 비아냥거림도 있었다.

일본이 큰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유는 오타니의 호투 때문이다. 7이닝을 소화한 오타니의 투구 수는 85개에 불과했다.

한국 타선이 오타니의 구위에 밀려 공략하지 못한 가운데 교체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고쿠보 감독은 8회부터 노리모토 다카히로(라쿠텐)를 올렸다.

고쿠보 감독은 "오타니는 그만 던지게 했을 때, 거기까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투수 수와 상관없이 남은 이닝은 노리모토로 가려고 했다"며 "(9회)주자가 나간 후에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계속 던지게 하려고 했다"고 했다.

이어 "내 선택지로는 동점까지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2, 3루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이용규에게)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며 "2, 3루에서 1루가 비었다면 마쓰이도 여유를 가지고 던졌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더했다.

투수 교체에 결승을 염두에 뒀냐는 질문에는 "21일 경기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다.

우승이 목표였던 일본은 충격적인 역전패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3·4위전을 치른다.

고쿠보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서 왜 졌는지 이야기하면서 '내 책임 때문에 졌다'고 이야기했다"며 "마지막 한 경기가 남았다. 세계 1위를 지향한 우리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팬들을 위해서 마지막에 온 힘을 다해서 이기겠다"고 했다.

포수 시마 모토히로(라쿠텐)은 "너무 아깝다"며 "(노리모토를)잘 이끌어줘야 했지만 내가 못했다. 내 책임이다"고 자책했다.

일본은 멕시코-미국의 4강전 패자와 21일 3·4위 결정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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