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껏 달아올랐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열기가 5일 타구단 협상 기한을 끝으로 다소 수그러들었다.
FA 시장에 뛰어든 22명의 선수 가운데 11명은 원소속팀에 남았고, 7명은 팀을 옮겨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미계약 선수는 4명. 이들 가운데 해외진출을 선언한 김현수(28)와 기초군사훈련으로 협상 기회를 잡지 못한 오재원(30)을 제외하면 사실상 미계약 선수는 박재상(33)과 고영민(31) 둘 뿐이다.
김현수는 해외 진출이 실패로 돌아간다하더라도 국내에 복귀할 경우 FA 계약 사상 첫 100억원 돌파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마음 편한 상황이다.
오재원도 올해 주장으로 소속팀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대표팀에도 뽑혀 프리미어 12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일조했다. 기량에 있어서는 어느 구단이든 탐낼만하다.
문제는 박재상과 고영민이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의 선택을 기대했지만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팀을 찾지 못하고 미계약 선수로 남았다.
사실상 타구단과의 계약은 물건너 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을 영입하는 구단은 올해 연봉의 300% 또는 200%의 보상금과 함께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두산이나 SK로서는 보상선수를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이미 두 선수 모두 확실한 주전 카드가 아닌 상황에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의 구단이 FA 시장에서 철수한 마당에 다시 원소속팀과의 협상을 기대해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들을 찾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앞으로의 협상 주도권은 원소속구단이 쥐게 됐다. 이전보다 좋은 조건에 계약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FA 시장의 관심도 보상선수에게 쏠리고 있다. 신생팀으로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되는 kt를 제외하고 6명에 대한 보상선수가 발생하게 된다.
SK는 우선 정상호에 대한 보상선수로 LG로부터 최승준을 지명했기 때문에 2명이 남았다. 넥센도 손승락을 데려간 롯데로부터 1명의 보상선수를 받아야 한다. 삼성은 NC로 이적한 박석민의 보상선수로 1명을 데려와야 한다.
롯데는 SK로부터 윤길현에 대한 보상선수를 내주는 대신 한화로부터 심수창에 대한 보상선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