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3)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18일 “(국제축구연맹(FIFA) 윤리위원회가) 블래터가 어렵게 되자 그동안 언론에서 수 없이 지적한 사안들을 이제야 알았다는 듯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블래터의 그늘에서 권력의 맛을 즐기다 이제는 숙주였던 블래터를 몰아내고 주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FIFA의 근본적 개혁은 요원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 (윤리위원회가) 블래터를 비판했던 사람들은 괘씸죄로 처리하고, 블래터와 그 측근들에 대해선 은혜를 배신으로 갚으면서 가증스러운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며 윤리위의 위선적인 행태를 거듭 질타했다.
정 명예회장은 자신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방해하고 있는 윤리위원회의 행태도 꼬집었다.
그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제소를 위해서는 FIFA내 항소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하는데 항소 필수요건인 판결문을 3개월이 다 되가는데도 보내지 않고 있다. 공정한 법질서는 물론 기본적인 상식마저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명예회장은 앞서 윤리위가 '조사 비협조' 등을 명분으로 지난 10월 자신에게 자격정지 제재를 내리자 CAS 제소를 추진해왔다.
정 명예회장은 이어 “2015년은 FIFA에게 치욕의 해였다”면서도 “지금의 FIFA 체제와 인물로는 FIFA 개혁이 쉽지 않지만 절망하기는 이르다.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있는 한 우리에게는 아직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