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인 '골프 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새 시즌 개막전 첫 날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기권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바하마 파라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코스(파73·6644야드)에서 열린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더블보기 2개와 보기 7개를 범해 7오버파 80타를 신고했다.
최하위인 공동 105위에 머문 박인비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LPGA는 공식 SNS를 통해 "박인비가 등 부상으로 바하마 클래식을 기권했다"며 "그는 시즌 두 번째 대회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에도 출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박인비가 대회 첫 라운드에서 보인 플레이는 평소 그의 실력에 비해 참담한 수준이었다. 이날 드라이버 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42.86%에 불과했고, 아이언샷의 그린 적중률은 38.89%에 그쳤다. 퍼팅 수도 30개를 신고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앞서 그는 대회 전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에 성적이 잘 나지 않는 편이어서 이번 주 대회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공동 1위에는 무려 7명이 올라 남은 3개 라운드의 치열함을 예상케 했다.
5언더파 68타로 재미교포 앨리슨 리(21·한국명 이화현), 폴라 크리머(미국), 찰리 헐(잉글랜드), 카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 미야자토 미카, 노무라 하루(이상 일본), 애쉴란 램지(미국)가 공동 선두 그룹에 올랐다.
한국선수 중에서는 4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마친 곽민서(26·JDX멀티스포츠)가 공동 8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또 지난해 한 차례 우승에 9차례 톱10 진입으로 상금랭킹 13위를 차지한 김효주(21·롯데)는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 70타를 쳤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김세영(23·미래에셋)은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여 최운정(25·볼빅), 이일희(27·볼빅), 브룩 헨더슨(18·캐나다) 등과 함께 공동 18위를 달렸다.
지난 시즌 3승을 하며 신인왕을 거머쥔 김세영(23·미래에셋)은 이번 시즌에 '올해의 선수상'에 도전한다. 김세영이 올해의 선수가 되면 투어 사상 5번째 역사적 주인공이 된다.
새로운 시즌이 막을 올린 이상 박인비가 부상으로 인한 부진을 얼마나 빨리 털어내느냐에 따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9 ·한국명 고보경)와의 제대로 된 '세계랭킹 1위 경쟁'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