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베 측근 시모무라, 가파른 엔저에 '경계감'


엔화 가치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이후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집권 여당의 중진 의원이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엔화 약세는 수출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지만, 정부 지지 기반인 중소기업,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일본 자민당 소속의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62) 전 문부과학상이 하루 전 도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엔화 가치가 너무 약화되면 수입 물가는 오를 수 밖에 없다”며 엔화 약세 흐름에 경계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시모무라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중의원(하원) 소속의 중진 의원이다.

시모무라 전 문부과학상은 이러한 엔화가치 속락은 중소기업 경영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자재 등 수입 물품 가격은 상승한다. 이는 부품이나 원자재 상당 부분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중소기업의 경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엔화가치가 현 수준에 비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 엔화가치는 올들어 강세를 보여왔으나, 트럼프 당선 이후 줄곧 하락했다. 엔화는 이날 현재 1달러에 114.31엔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104.46엔 ▲8일 105.16엔 ▲9일 105.67엔 ▲10일 106.83엔 등으로 상승흐름을 보여왔다. 이달 들어서도 ▲1일 114.10엔 ▲5일 113.85엔 ▲6일 114.02엔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시모무라 전 문부과학상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유세기간 중 일본이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의 비판을 한 것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유세기간 중 극단적인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잘 균형 잡힌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그가 치우치지 않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시모무라 전 문부과학상의 이러한 발언은 일본에서 점차 확산되는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을 반영한다.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엔화 약세를 용인해야 하지만, 절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트럼프 버블'을 언급하며 6개월안에 엔화 가치가 달러당 90엔대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난달 10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는 아마도 달러 약세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라는 큰 흐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사사키 도루 JP모건체이스 시장조사본부장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예측을 했다. 그는 일본 엔화가 내년 말께 99엔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가치는 올 들어 달러 대비 8% 가까이 상승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