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김유미 기자] 올 여름 폭염과 폭우로 인해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밥상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신선식품지수가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데다 지난해 전기료 인하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생활물가지수는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3월 2.2%를 기록한 뒤 ▲4월 1.9% ▲5월 2.0% ▲6월 1.9% 등으로 주춤했으나, 7월 들어 상승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7월에는 무더위에 장마가 겹치면서 밥상물가가 크게 올랐다. 7월 신선식품지수를 보면 전년 동월 대비 12.3% 상승해 지난해 11월(14.2%)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신선채소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3% 오르는가 하면, 신선과실도 20.0%나 올랐다. 신선어개의 경우 4.0%로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채소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것은 폭염의 영향이 컸다. 과실이나 어개도 여전히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상당히 높다"며 "다만, 채소나 과일은 기준이 되는 2016년 지수가 낮아 기저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과실의 경우 작년 연말과 올 초에 가격이 많이 오른 부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3.1%)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생활물가지수는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대상으로 구한다.
생활물가지수를 식품으로 한정하면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2011년 12월(6.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 중에서도 유독 식품의 가격 상승세가 뚜렷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시행한 전기료 인하 정책도 체감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품목성질별 동향에서도 식탁물가 상승세가 뚜렷히 나타났다.
7월 농축수산물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6% 상승했는데, 지난해 9월 9.1% 상승률을 보인데 이어 가장 높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도 농산물 가격이 9.8%나 올랐고, 축산물은 8.1%, 수산물은 5.7%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 상승률을 보면 감자가 41.7%, 호박이 40.5%, 수박이 20.0% 등으로 나타났다. 달걀(64.8%)과 오징어(50.8%)도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0.7%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석유류물가지수는 0.5% 오르는데 그쳐,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전기·수도·가스 부분은 전년 동월 대비 8.0% 상승했다. 지난해 전기료 인하의 기저효과가 주된 요인이다.
7월 서비스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올랐는데, 개인서비스로 한정하면 2.4%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의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5.6%로 가장 높았다. 해당 항목은 전체 물가 기여도가 0.77%포인트로 가장 높았는데,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올랐다는 뜻이다. 이 밖에는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3.9%), 기타상품 및 서비스(2.7%), 음식 및 숙박(2.4%) 등의 추이를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전기요금 기저효과 소멸, 채소류 수급 여건 개선 등으로 9월 이후 상승세가 둔화될 전망이다"며 "다만 국제유가 변동, 여름철 기상재해 등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