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억을 더듬어 시대를 기록하는 화가 정재호(43) 세종대 교수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본관에서 개인전 ‘먼지의 날들’을 열고 있다. 사물과 인물을 다룬 신작 30여 점을 전시했다.
역사·문화·사회적 근대화가 이뤄진 1960~80년대,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를 담아낸 작품들로 구성했다.
이 시기는 전후 재건을 위해 정부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등 온 나라가 경제적인 부흥에 힘을 쏟아 급격한 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때다. 민주주의를 향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전시장에서는 지금은 사라진 전차의 종점, 장발에 나팔바지를 입은 청년, 낡은 타자기 등을 볼 수 있다.
1971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대연각 호텔 화재 사고와 1977년 일어난 이리역 폭발 사고,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인천의 추억이 된 선인체육관의 타워 동을 그린 작품 등도 있다.
대도시의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받은 정재호는 도시를 구성하는 건물로 주제를 옮겨 오래된 아파트와 그 속에 흩어져있는 세간을 담아왔다. 낡은 건물에 대한 관심은 ‘이 건물이 세워진 1960~70년대 도시의 모습은 어땠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건물이 세워진 시기의 사회, 역사적 배경으로 확대돼 현재 작품에 이르렀다.
22일까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