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교황 시복식 열리는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은?

물리적 강제 철거 없을 것…농성장 계속 유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미사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천막 농성 중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계획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12일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며 대규모 농성에 돌입했다.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 정당, 종교계 등 각계 인사 416명이 참가한 '광화문 국민농성'은 교황의 시복미사 당일인 16일까지 3박4일 동안 진행된다. 이들 중 300명은 단식농성 중이다.

세월호 대책회의 관계자는 13일 "시복미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게 농성장을 유지하면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계 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이번 농성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 결단을 촉구하고, 교황에게 호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적힌 노란 리본과 종이배로 꾸며져 세월호 참사 농성이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주변 일대에는 장애인∙빈민∙비정규직 노동자 등의 농성도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농성장과 마찬가지로 정부와 경찰의 강제 철거를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황방한준비위원장인 강우일(69) 주교는 "방한 기간 대규모 집회와 행사로 곳곳에서 많은 불편을 겪게 해드리는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시복식) 때문에 그 분들이 그곳에서 물리적으로 퇴거당하거나 쫓겨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장소가 한정돼 있어 허용되는 최소한의 가족만 남아있을 수 있도록 실무진이 유가족들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특히 시복식과 관련해 스피커와 화장실 등 설치할 것들이 많아 잠시 자리를 비워준 뒤 다시 들어오는 쪽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특별법이 타결될 때까지 계속 남아있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우리는 그분들의 염원이 관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시복식에는 전국 16개 교구 17만여명이 공식 초청됐다. 초청되지 않은 가톨릭 신자들과 일반 시민까지 합치면 참석인원은 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복 미사 행사장 내 교황 경호 강화를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덕수궁 대한문까지 약 1.2㎞의 방호벽을 설치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방호벽은 시복식 전날일 15일 오전 8시부터 설치되며, 행사장 일대는 구간별로 교통 통제가 실시된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도 만날 것으로 알고 있어 (유가족들이) 자발적으로 (농성장을) 나갈것으로 본다. 안나갈 경우 강제로 나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안나가신다면 안나가신대로 행사를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서울대교구와 세월호 유가족 측)두 주최측에서 잘 협의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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