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78) 교황이 방한 3일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거행한다.
교황이 순교자의 땅을 찾아 시복미사를 거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관례적으로 바티칸에서 교황이 시성성(시복 시성을 추진하는 기관) 장관 추기경이 교황을 대리해왔다.
교황은 이날 시복 미사 전 시청에서 광화문 앞까지 퍼레이드하며 한국 신자들과 인사한 뒤 광화문 삼거리 앞 북측광장에 설치된 제대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한다.
미사 전에는 한국 최대 순교성지이자 이번에 시복될 124위 복자 둥 가장 많은 27위가 순교한 서소문 성지도 참배한다.
시복식 미사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공동집전자로 교황의 양 옆에 선다. 교황 수행단 성직자 8명과 각국 주교 60명여명, 정진석 추기경을 비롯한 한국 주교단 30여명 등 100명 가량의 주교단이 참석한다.
또 사제 1900여명과 사전 접수한 신자 17만명도 침례한다.
이와 함게 세월호 유가족 400여명도 이 자리에 함께 한다. 미사 전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리스트의 '두 개의 전설' 중 첫째 곡 '새들에게 설교하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연주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복 미사를 마치고 오후 4시30분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 '희망의 집'에서 장애 아동 및 꽃동네 가족 200명을 만난다. 장애아동이 자수로 짠 교황 초상화와 선청성 지체장애인 김인자(체칠리아) 씨가 접은 종이학을 선물로 받는다.
이후 교황은 오픈카를 타고 낙태된 아기들을 기억하는 '태아동산'으로 이동한다. 이 자리에는 각 교구에서 생명운동과 관련된 사제들이 함께 한다. 두팔과 두 다리가 없는 선교사 이구원 씨가 교황을 맞는다. 교황은 이곳에서 생명을 위한 기도를 봉헌하고 묵상한다.
오후 5시15분에는 꽃동네 '사랑의 연수원'으로 이동한다. 한국 남녀 수도자 4000명을 만난다. 남자수도회장상협의회 회장 신상현 수사와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 이광옥 수녀가 교황을 영접한다. 남녀 수도자 대표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성무일도(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날마다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을 찬미하며 바치는 공적인 기도)를 교황과 함께 한국어로 봉헌한다. 이후 교황은 이탈리어로 수도자들에게 연설한다.
마지막으로 오후 6시30분에는 '사랑의 영성원'으로 이동, 평신자 지도자 150여명을 만난다.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권길중 회장의 환여사와 교황의 이탈리아어 연설이 이어진다. 교황은 질의응답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