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공식 집계 3만1000여 명이 모인 충북 음성군 맹동면 꽃동네에는 이곳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특별한 만남을 한 사람이 있다.
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태어나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이구원(24·성 황석두 루카 외방선교 형제회) 선교사가 그렇다.
교황은 전동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이 선교사에게 다가가 오른손을 그의 머리에 얹어 강복했다.
팔도 없고 다리도 없는 이 선교사에게는 더 없는 축복의 순간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낙태된 아기들의 무덤을 상징하는 태아동산에서 교황의 만남은 생명운동을 하는 그에게 큰 방향을 잡아줬다.
"이런 영광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느냐.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이 선교사는 교황을 만나기 전부터 태아동산에 몰린 신자들로부터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한 부부는 "20여 년 전 한 산부인과에서부터 봤는데 이렇게 장성한 모습을 보니 기쁘고 고맙다"고 반가워했다.
기념사진 요청도 밀려들었다.
휠체어의 이 선교사를 알아본 많은 신자가 너도나도 찾아와 사진을 찍으며 덕담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997년 한 방송사 다큐멘터리에 '구원이를 위하여'가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1990년 7월 부모로부터 버려져 누구도 입양하지 않던 '구원이'는 청주교구 김동일 신부와의 만남에서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의 수많은 땀과 사랑의 결실은 가톨릭대학교 수학 과정에 고스란히 배었고 동료 선교사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2008년 성 황석두 루카 외방선교회에 입회해 선교사의 길을 걷는 그는 생명운동과 선교에 동참하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고 있다.
이 선교사에게 태아동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은 그러기에 더욱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