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으로 세계적으로 시선을 끈 충북 음성꽃동네가 태동하는 데 단초가 된 증평군 증평읍 연탄리 반탄교(磻灘橋)가 새삼 화제다.
오웅진 신부는 1976년 최귀동 할아버지와 걸인들을 모아 꽃동네를 설립했다.
꽃동네는 1980년 당시 김종호 충북지사와 상의해 '꽃같이 아름다운 동네'란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
이 꽃동네가 지금과 같은 국내 최대 종합복지시설로 태동하는 데는 증평 반탄교가 단초가 됐다.
교황이 지난 16일 꽃동네를 방문하기 꼭 36년 전 인 1978년 8월16일 오 신부는 청주교구청으로 가는 길에 증평 반탄교에 노인이 쓰러진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오 신부는 차를 한쪽에 세워 대소변으로 범벅된 노인을 태워 병원으로 가던 중 노인의 몸에서 나는 악취가 너무 심해 여러 차례 구역질했고 이때 오 신부는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다.
"노인을 빨리 병원에 데려가려면 시간을 지체할 수 없으니 구역질이 나는 걸 멈추게 해달라"고 기도하자 하늘로부터 "오 신부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오 신부가 살려주니 참으로 고맙고 기쁘다. 나는 너에게 새로운 계약을 맺겠다. 앞으로 이처럼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머지 것은 내가 모두 책임져 주겠다"는 큰 소리가 들렸다.
오 신부는 이를 하느님과의 ‘새로운 계약’으로 믿고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프로젝트인 꽃동네를 태동하게 했다.
지금의 꽃동네를 있게 한 그곳이 반탄교였다.
당시 반탄교는 지금과 같은 쌍둥이 다리가 아니라 길이 98m, 교폭 8m(2차로), 높이 3.5m 규모의 슬래브 중력식 구조였다.
이 반탄교는 1994년 11월 새 교량 가설로 철거되기까지 20여 년간 증평~진천 간 주요 통행로로 이용됐다.
이 반탄교는 '요단강 다리'란 별칭이 붙어 있다.
증평에서 이 다리를 건너면 충북 향토부대인 육군 37사단이 있다.
이곳에서 고된 훈련을 받던 신병들이 붙인 이름이 요단강 다리였다.
요단강은 팔레스타인 지방 시리아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흐르며 갈릴리 호수를 지나 사해(死海)로 흘러 들어가는 요르단강을 가리킨다.
이 요르단강이 우리나라 성경에서는 요단강으로 불린다.
'날빛보다 더 밝은 천국'이란 제목의 찬송가 291장 가사 후렴에는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란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