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들의 역량을 세계미술계가 더욱 주목할 것입니다.”
하버드 출신의 미술학교수로 잘 알려진 레이철 바움(Rachel Baum) FIT 교수가 한국 작가에 대한 이례적 상찬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바움 교수는 지난 17일 알재단(회장 이숙녀)이 뉴욕한국문화원(원장 이우성)에서 연 대중강연 시리즈 첫 번째 시간에 김준 작가의 작품세계를 여타 외국 작가들과 비교 설명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강연에서 바움 교수는 몸에 문신을 새긴 화려한 디지털 프린트를 제작하는 김준 작가의 작품세계를 친근하고 평이한 용어로 팝 아트와 복제미술의 복합 이론을 설명했다.
문신을 소재로 3D 컴퓨터그래픽으로 작업하는 김준 작가는 한국에서 여전히 터부시되는 문신에 대한 욕망과 저항의식을 드러내고 신체를 고도로 미화된 오브제로 변화시키는 장치로 사용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형형색색의 복잡한 문양으로 문신을 새긴 몸들이 애니메이션에서 쓰이는 첨단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복제미술임에 놀라와했고 실제 피부의 형질을 표현하는 김준 작가의 정교함에 또한번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최근 뉴욕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에서 김준 작가의 개인전 도록에 에세이를 쓰면서 한국 디지털 이미지 작가들의 뛰어난 역량을 처음 접했다는 바움 교수는 지난 수 년간 디지털 이미지 창작에 힘쓰는 아시아 작가들로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움 교수는 이날 중국출신 현대미술 작가 니 하이펑, 파슨스 스쿨에서 교수로 활동하는 90년대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 안토니 아지즈와 새미 쿠처의 작품 등과 비교하며 디지털 이미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김준 작가의 독창성과 기교적 정교함 등을 분석했다.
그는 “청중들의 진지한 태도와 비판적인 질문에 한국 문화에 대해서 더욱 배경지식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하며 “한국작가들의 역량에 세계 미술계가 더욱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움 교수는 브린모어 칼리지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미술사 석박사를 마친 팝아트 전문가로 알재단의 변경희 큐레이터와 FIT에서 미술사학과 교수로 함께 재직중인 인연으로 이번 대중강연에 초빙되었다.
변경희 큐레이터는 “바움 교수가 한국출신 현대미술작가를 후원하는 알재단의 프로그램에 깊은 관심과 후원을 보여왔다”면서 “이번 2014년 가을 대중강의시리즈의 주제인 ‘글로벌 시각으로 바라본 한국현대미술’이라는 주제에 적합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랜 기간 한인미술인들을 후원해온 알재단 이숙녀 회장은 “실력있는 미술비평가 및 미술사가들이 한국현대미술작가의 창의성과 업적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알재단 대중강연의 큰 의의”라며 “이런 행사를 지원해준 뉴욕한국문화원에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