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궁전 높은 곳에 비단장막이 펼쳐져/ 휘황찬란한 폐백들이 차례로 들어오네/ 옥 같은 술과 안주에 다 같이 맘껏 취했으니/ 이 몸이 봉래산에 왔나 의심스럽구나"(19세기 중국어 역관 김득련이 러시아 황제의 대관식 광경을 본 소감, ‘환구음초(環璆唫艸)’ 중)
여행은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경험과 생각을 넓힐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1일부터 12월30일까지 반포동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옛 사람들의 나들이'를 주제로 한 전시를 펼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옛 사람들이 나들이를 다니면서 겪었던 다양하고 즐거운 경험을 통해 옛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오늘날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얻고자 기획했다"고 전했다.
'금강도로기(金剛途路記)', '백두산유람록(白頭山遊覽錄)', '연행도폭(燕行圖幅)' 등 국내외 나들이 관련 고문헌 24종 33책이 전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금강산·백두산과 같은 명산이나 명승지를 찾아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유자(儒者)로서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 마음의 휴식과 치료를 위해 떠나는 온천여행,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수없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과거길, 관직생활을 위해 떠나던 길 역시 모두 나라 안 나들이의 하나였다"고 전했다.
나라 밖 나들이는 중국으로 가는 연행(燕行), 일본으로 가는 통신사행(通信使行)과 같이 공식적인 외교사절로 가는 경우가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때문에 바깥세상에 나갈 기회가 오면 보고 들은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을 글로 남겼다. 특히 19세기 말 이후 문호를 개방하면서 나라 밖 나들이도 본격화됐다. 조선 최초로 세계일주를 다녀와서 감회를 시로 기록한 '환구음초'는 이 시기 바깥세상의 변화와 문물을 잘 보여주는 자료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옛 사람들의 다양한 나들이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과 생각을 하나씩 알아감으로써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전시목록은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www.nl.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