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엔저와 내수침체 등 기업들이 처한 대내외적 경제여건과 관련해 "어려운 상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서 열린 LG사이언스파크 기공식에서 축사를 통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기업과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기업이 혁신해야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가 만들어지고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다"며 "과거에도 우리 경제는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도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왔는데 70년대 오일 쇼크를 중동 건설시장 진출의 기회로 만든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다면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 경제가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변화와 혁신을 일으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신산업을 창출해 낸다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우리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금 시대는 신제품·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다"며 "적극적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IT·BT·GT·NT 등 첨단기술과 융복합 연구를 확대한다면 위기 극복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세계와의 경쟁에서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전국 17개 지역에 대기업과 연계해 조성 중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명한 뒤 "이것은 대기업에 대한 불신의 벽도 무너뜨려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참다운 기업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조용히 앉아 있으면 기적을 볼 수 없다는 말이 있다"며 "청년 엔지니어들은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에 도전하고 기업들은 적극적 투자로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정부는 우리 산업이 창조경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우리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공식이 열린 LG사이언스파크는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LG그룹 10개 주요 계열사의 연구개발(R&D)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키기 위해 건설하는 차세대 융복합 기술연구단지다. 총 사업비는 4조원으로 향후 9만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와 함께 연간 24조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된다.
청와대는 "그동안 흩어져 있던 개별연구를 한곳에 집적함으로써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녹색기술(GT) 등 첨단기술의 융복합 연구를 촉진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성장동력 창출과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공식에는 LG그룹 계열사 임직원과 정·관계 인사, 지역 중소기업대표, 연구원, 공사 현장 근로자, 지역주민 등 4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세계 양대 경제지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JS)이 우리나라의 창조경제와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열풍 등을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FT는 22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박 대통령이 재벌그룹들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창업기업 지원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창업자금 조성에 어려움을 겪어 온 창업가들은 창조경제를 호평하지만 한편으로는 '좀비 창업기업'이나 정부의 대대적 개입에 따른 시장 왜곡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WSJ은 '융성하는 한국의 창업 물결'이란 21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창업기업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도움을 정부에서 받고 있으며 최근 한국 IT업계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거대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