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에 이르면서 우리나라는 15번째 FTA을 성사시키게 됐다.
이로써 앞으로 잠재력이 높은 베트남 내수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중소기업들의 제품 수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한·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10일 오후에 열린 한·베트남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FTA의 실질 타결을 선언하면서 우리나라는 총 15번째 FTA를 체결하게 됐다.
특히 현 정부 들어서는 지난해 12월 호주와의 FTA 타결을 시작으로 올해 3월 캐나다, 11월 중국·뉴질랜드 등에 이어 5번째 FTA가 타결 국면에 이르렀다.
다만 베트남의 경우 아세안 회원국인 만큼 이미 한·아세안 FTA가 체결돼있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와 비교한 경제영토는 73.4%로 협정 체결 전과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
이번 FTA 타결로 당초 지난해 말까지 타결키로 합의했던 인도네시아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경우만 인도네시아 국내 사정으로 지연되고 있을 뿐 다른 양자 FTA 협상은 당초 합의된 시한대로 타결되고 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특히 아세안 회원국 중 우리와 교역순위 1위인 싱가포르, 2위인 베트남 모두와 양자 FTA를 타결하게 돼 한·아세안 FTA의 추가 자유화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현재 한·아세안 FTA는 낮은 자유화율과 까다로운 원산지규정 등으로 인해 수출 활용률이 38.1%에 불과해 개선이 필요하지만 일부 국가들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무역원활화 및 상호주의 개선 등에 합의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향후 잠재력이 매우 높은 베트남 내수시장 진출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다. 베트남은 인구 약 9000만명의 신흥시장으로 매년 5∼6%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번 FTA로 고급 승용차나 전기밥솥, 믹서기, 전기다리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 가전제품, 화장품 등 중산층을 겨냥한 소비재 시장이 다수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소기업의 주력 수출품인 섬유, 자동차부품 등의 분야가 개방돼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이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산지기준 및 통관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기존 한·아세안 FTA에서는 낮았던 중소기업의 수출활용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전망이다.
베트남 시장 내에서 경쟁국인 일본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지게 됐다.
2009년 10월 발효된 일·베트남 FTA로 인해 그동안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일본 기업보다 불리했지만 이번에 일본보다 2.1%포인트 높은 수준의 자유화에 합의하게 되면서 일본 기업과 동등하거나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주로 타이어, 면직물, 편직물, 철도차량부품 등의 품목에서 경쟁조건이 우위에 올라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동남아에서 우리의 제1위 투자대상국인 베트남에 진출해있는 약 3300여개의 기업들의 보호수준이 강화되고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베트남 투자를 통해 양국 간에 이뤄져있는 분업구조가 확대돼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생산한 제품의 가격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지적재산권 규범이 도입되면서 베트남 내에서 한류 콘텐츠의 보호도 강화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