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가 올해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1일(현지시간) 집도한 새해 미사에서 “우리는 노예가 아니라 형제와 자매”라고 강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시티에 있는 성 베드로 성당에서 집도한 미사에서 “우리는 신이 준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며 모든 종교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에게 인신매매 등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에 힘을 합쳐 투쟁할 것을 촉구했다.
올해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교황청은 주제를 '더는 노예가 아닌 형제와 자매일 뿐'으로 정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누군가의 아들과 딸로 태어나 스스로 책임지며 자유롭게 살면서 현대적 형태의 노예제에 투쟁하도록 신의 소명을 받았다"면서 "모든 문화와 종교에 속한 사람들이 이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교황은 소비자들에게 강제 노동과 착취로 만들어진 저가 제품의 불매 운동을 호소했었다.
이 메시지는 전 세계 국가의 지도자들, 정부 관계자들, 국제기구 대표들, 천주교 각 교구에 속한 신도들에게 전달됐다.
호주의 노예 해방 인권단체인 '워크프리재단(WFF)'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 3600만명에 달하는 현대판 노예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인신매매, 강제 노동, 부채 노동, 강제 결혼, 아동 인신매매와 노동 착취 등에 의해 노예처럼 사는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같은 날 새해 미사 후 전통적인 새해 정오 삼종기도 설교에서 평화와 관련된 구호가 새겨진 풍선과 플래카드를 들고 성 베드로 광장을 메운 수많은 신도에게 "행복하고 평화로운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평화는 찾으려고만 하면 항상 평화가 올 수 있으니 모두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촉구했다.
자신의 임기 중 내건 강령 중 이민자와 노동자 보호를 줄곧 강조해 온 교황은 전날 송구영신 미사에서는 이탈리아 정부 관리들이 가난한 이민자에게 갈 지원금을 가로챈 사건을 비난하며 “이탈리아가 영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새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