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을 제치고 최대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채권시장에서 중국은 2조2000억원을 순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중 7000억원을 순투자했다.
채권 순투자는 유통시장에서 채권을 사고 판 잔액(순매수)에서 만기상환 물량을 뺀 것이다.
지난해 외국인 순투자 규모는 5조1670억원에 달했다. 중국의 순투자규모는 2조2000억원으로 프랑스(1조6560억원)를 제치고 압도적 차이로 1위를 달렸다.
또 1월 말 현재 외국인의 상장채권 보유규모는 10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중국은 15조4000억원을 보유해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15.4%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18조7000억원, 18.6%)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처럼 중국이 최대의 채권 순투자국으로 부상한 것은 2012년부터 시작된 '외환보유고 다변화전략'에 따라 한국 채권 비중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중국자금의 한국국채 매입 주체는 중앙은행 외환관리국(SAFE)으로 '외환보유고 다변화전략'에 따라 미국과 일본 국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한국과 이머징시장의 채권 매입을 늘려나가고 있다.
다만 중국 외환보유고를 운용하는 SAFE는 자산 배분 및 성과 등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한국 채권시장 투자 규모를 파악할 수 없다.
이밖에 원화 강세와 추가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국내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김지만 연구원은 "중국보다 우리나라의 금리가 낮아 금리 차익을 노리고 매수를 한 것 같지는 않다"며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석중 연구원은 "향후 SAFE의 한국 국채 매입은 중장기적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채권시장에서 중국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