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타파 훌루시(44)의 회화 작품은 대상에 대한 구상과 추상이 공존한다. 극사실적으로 그린 동백·철쭉·능금·감귤 화면 옆에 기하학적인 패턴을 나란히 배치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보는 두 개의 작품은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고 대중에게 해석한다.
그는 우리가 눈으로 보는 실제적 사물과 그 사물을 바라보는 동시에 내면에서 그려지는 추상적인 모습에서 ‘본다’에 대해 결국, ‘본질은 하나’라고 말한다.
무스타파 훌루시가 구상과 추상으로 배치한 작품을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85 갤러리아포레 지하 2층 더페이지갤러리에 걸어놨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해 전국을 여행하며 느낀 자연과 인간, 종교, 도심, 철학 등을 적용한 작품이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한국 개인전이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난 터키계 키프로스인으로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순수미술과 비평을 전공했고 왕립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자신을 ‘시각 예술가’라고 칭하는 그는 작품 활동에 있어 표현 방식에 어떠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전시장에 회화, 비디오 아트, 사진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작품 30여 점이 들어찼다.
작품은 대체로 ‘본다’라는 관점에서 시작해 여러 가지 개념들을 창출한다. 우리가 의심 없이 인식하고 수용하는 시각적 영역을 새롭게 접근, 자신만의 해석법을 만들어낸다. 화면에 보이는 대상 그대로가 아닌 현실을 담는다.
그에게 꽃과 과일은 유한성, 기하학적인 패턴은 무한의 이미지다. 유토피아를 추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겼다. 흑과 백의 기하학적 패턴은 시각적 혼동을 주기 위함이다.
그는 “갇혀있는 세상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자유롭게 생각할 것”을 주문했다. “세상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아름다울 것”이라며 “나는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시장에는 박물관 관람문화에 대해 고찰하는 ‘물병 회화’ 시리즈도 있다. 단일성과 저가치의 카탈로그 사진을 회화와 시켜 유일성과 작품성을 부여한 작품이다.
13세 여조카와 키프로스에서 찍은 사진을 보정해 여섯 조각의 알루미늄판 위에 나눠 작업한 작품과 박물관의 모습을 개별적으로 추상화시켜 재조합한 길이 6m 높이 3m의 대형 작품 ‘앰비언트 타일(ambient tiles)’도 주목된다. 전시는 4월30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