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안중선 화백, 잠자는 氣 깨우다…‘칡서’

칡뿌리를 빻아 만든 붓으로 그린 먹그림, ‘칡서’는 기(氣)의 흐름이 읽혀진다고 해서 ‘기서화’ 또는 ‘기서예’라고도 한다. 

그림 안에 그림과 글씨, 글씨 안에 그림을 표현하는 특유의 기법으로 생동하는 검은 먹물의 춤이 뒤엉켜 새로운 하나가 되고, 그 하나는 전체를 담아낸다. 생동감 있는 기의 춤사위를 통해 보는 이들이 항상 새로운 생명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일반 붓은 쓰면 쓸수록 매끄럽고 수려하게 써진다. 반면 칡으로 만든 붓은 쓰면 쓸수록 힘이 강해져 서체 고루고루 원초적인 생명력이 발산된다.

화백 안중선이 단숨에 써낸 칡서를 본 사람들은 작품에서 나오는 기운이 잠자는 에너지를 깨울 정도로 경지에 이른다고 말한다. 짧으면 2초, 보통 7초 이내에 완성된 작품이다.

안중선의 칡서는 2008년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알몸’이란 주제로 세상에 공개됐다. 이후 국내와 일본에서 30차례 전시회를 진행하고 세상에 칡서를 알려왔다. 지속적인 기서화를 전시해 세계화하고, 칡서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중국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그는 “18세부터 48년간 칡서와 사진 작업을 해왔다. 원론적으로는 고독과 외로움 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작업이다. 태양의 고독, 달의 외로움, 그 속 깊은 뜻을 찾아 헤매다 보니 인간의 눈과 귀, 입으로 전해지는 보고 듣고 생각하고 말하는 뇌력의 세계를 찾아냈고, 문자로 승화시켜 칡서의 첫 장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찰나의 순간으로 남기는 사진은 기를 담아 낸 매개체다. 태고의 생존본능을 간직한 생명을 포착하기 위해 원초적인 자연을 중심으로 주로 새들을 관찰한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전파하고 있는 생명의 기운을 대중들에게 더욱 알리기 위해 갤러리 사주카페 ‘토탈오즈스타닷컴’(www.totalozstar.com)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세상의 이치와 칡서 등의 강의를 진행한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