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단기 금융시장 규모가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338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간한 '서베이를 활용한 단기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단기금융시장 규모(2014년말)는 338조9000억원으로, 시장 제도 개편이 이뤄진 지난 2010년 말 267조5000억원에 비해 71조4000억원(26.7%) 늘어났다. 2013년말(323조원)에 비해서는 15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단기금융시장이 성장세를 보인 것은 경제규모와 민간 금융자산 축적 규모가 늘어남과 동시에 환매조건부매매(RP)시장 활성화 등 제도 개편, 단기금융상품 거래 인프라 개선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금융시장에서 단기금융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말 10.2%에서 10.8%로 다소 확대됐다.
단기금융시장별로는 CP시장의 비중이 전체의 35.2%로 가장 컸고, 환매조건부매매(RP) 30.7%, 통화안정증권(통안채·만기 1년 이내) 16.3%, 전자단기사채(전단채) 6.2%, CD 5.9%, 콜 5.3% 순으로 뒤를 이었다.
CP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발행잔액이 133조7000억원으로 2013년 말 126조원에 비해 7조7000억원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 하에 금리 메리트가 큰 위안화 예금 ABCP가 큰 폭으로 발행됨에 따라 CP시장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콜 거래 규모는 지난해 24조6000억원으로 2013년 29조원에 비해 4조4000억원 줄어들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콜시장 참여제한을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증권사의 콜차입과 자산운용사의 콜론 운용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RP시장은 2010년 이후 비은행 금융기관의 콜 거래 대체로 꾸준히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RP거래 잔액은 2013년 말 99조7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이 늘어난 104조원을 기록했다.
한은은 "정부 정책에 따라 증권사들이 단기자금 조달원을 콜 시장에서 기관간 RP 시장 및 전단채 시장으로 대체했다"며 "콜 시장은 은행간 지준 시장으로 변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CD 시장은 2012년 예대율 규제 시행 이후 은행들의 CD 발행이 줄어들면서 2013년 말 26조원에서 지난해 말 20조1000억원으로 5조9000억원 감소됐다.
한은이 지난 1월 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014년 단기금융시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금조달 및 운용요건이 기관간 RP시장과 전단채 시장은 개선됐다는 응답이 악화됐다는 의견보다 많았다. 반면 콜 시장과 CD 시장은 비슷하거나 다소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 부분은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는 응답자가 32.3%로, 개선됐다는 응답자 26.3%에 비해 더 많았다. 이는 콜차입이 제한된 증권사 등이 콜차입보다 금리가 높은 전단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고, 자산운용사 등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계정대로 자금을 운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잠재리스크는 응답자의 41.4%가 전년에 비해 축소됐다고 답했다. 한은은 "전반적인 신용완화 기조 하에 증권사를 중심으로 무담보 신용거래인 콜 시장 의존도가 축소되고 담보부 거래인 기관간 RP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파악했다.
한은은 올해 콜거래가 RP 거래로 대체되면서 RP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우정사업본부의 기관간 RP시장 참여 등으로 규모면에서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CP와 전단채 시장도 저금리 기조 속 금리 메리트로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CD 시장은 예대율 규제 하에 시장규모 확대가 제한되면서 대체로 현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콜 시장은 올 3월3일 이후 비은행 금융기관의 참여가 원칙적으로 배제되면서 당초 목표한 은행간 지준시장으로 자리잡아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