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자산 1조 넘는 저축銀 서울에만 9곳, 순익도 '껑충'

저축은행이 다시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말기 구조적 비리와 부실이 드러나 20곳이 넘는 저축은행이 2012년 퇴출되고 수십조원의 혈세가 들어간지 3년, 저축은행이 새로운 모습으로 귀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형 저축은행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1조 규모의 저축은행이 서울에만 9개에 달하고, 올들어 분기 수익률이 1천억원이 넘는 곳도 등장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서울에서 영업 중인 저축은행 23개 가운데 9개 저축은행이 자산규모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월까지만해도 서울권에 1조원 이상 자산규모를 갖춘 저축은행은 5곳에 불과했다. 

SBI저축은행이 총자산 3조8539억원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HK저축은행이 2조543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 사태 때 퇴출된 부실 저축은행을 대부업체가 인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대부업을 기반으로 저축은행까지 영업권을 넓힌 이들 업체들의 약진이 눈부실 정도다. 

대표적인 게 OK저축은행이다. 자산규모는 지난해 1분기 2823억원에서 1년새 1조4468억원으로 413%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도 지난해 1분기 3526억원에서 1조419억원으로 196% 규모가 커졌다. 

JT친애저축은행도 같은기간 914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167억원을 기록했고, OBS저축은행 역시 지난해 1분기 8584억원에서 1조1786억원으로 성장했다. 

그 외 대부업 기반은 아니지만 동부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등도 1조원의 규모를 유지했다. 

덩치를 키운 저축은행들의 영업이익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1분기 394억원의 수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1184억원을 벌어들였다. 직원들에게는 첫 보너스가 지급되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지난해 1분기의 496억원에서 414억원 늘어난 833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1분기 94억원을 벌었던 웰컴저축은행은 37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6월 한달 간 조사한 금융기관의 소비자 관심지수에서도 SBI저축은행(34위)과 OK저축은행(38위), 웰컴저축은행(45위), JT친애저축은행(48위)이 50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 자산을 옮기면서 규모가 늘어났다"며 "OK저축은행 배구단의 우승으로 인지도를 높인 점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영업력을 강화한 결과"라며 "맨투맨 금융을 펼쳐야 할 은행이 대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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