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간첩 행위' 혐의로 구속된 일본인 남성 2명 중 한 명이 탈북자라고 2일 아사히(朝日)신문이 보도했다.
구속된 2명의 남성은 중국 동부 저장(浙江)성의 군사시설 주변에서 구속된 일본 아이치(愛知)현 거주의 50대 초반의 남성과, 북한 국경과 접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에서 구속된 가나가와(神奈川)현 거주의 50대 중반의 남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의하면, 가나가와현 출신 남성은 탈북자로 일본으로 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 5월 '반 간첩법'과 '형법'에 저촉됐다며 두 남성을 잇달아 구속, 지난달 30일 중국 외교부는 간첩 활동 혐의로 두 사람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단둥시에서 구속된 남성이 가나가와현에 거주했으며 50대로 탈북자와 이름이 같다는 것이 취재를 통해 판명됐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탈북자는 일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재일조선인, 어머니는 일본인으로. 1960년대에 재일 조선인들의 귀환 사업에서 가족과 함께 북한으로 건너갔다가 1990년대 후반 탈북, 2001년 일본에 입국해 일본으로 귀화했다.
탈북자로 추정되는 일본인이 구속된 단둥시는 압록강 건너 북한 신의주시에 인접해 있는 지역으로 인구는 약 240만명의 도시다. 북한 정부관계자나 무역상들이 자주 오가는 시내에는 중국의 공산품 및 식품 등을 북측에 전달하는 북한 트럭도 다니고 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강가를 제복 차림의 중국 공안 당국자들이 지키고 있다.
단둥시는 중국의 조선족도 많고 시내에는 조선어 간판도 내걸린 상점들도 눈에 띈다. 현지 무역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어만으로도 생활할 수 있고 일도 찾기 쉽다. 중국인 행세를 하고 사는 탈북자도 있다고 한다.
단둥시에는 각국 정부 관계자가 찾아와 중국과 북한 관계의 동향을 살피기도 한다. 이 때문에 중국 공안 당국은 밀수나 밀입국뿐 아니라 간첩 활동에도 눈을 번뜩이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지난해 8월에는 단둥시 내에서 다방을 경영하던 캐나다인 부부가 "국가 안보에 해를 가하는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구속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들 부부가 "군사, 국방 기밀을 훔친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혐의의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무역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얼어붙어 국경 지역의 경비가 강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