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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한국가요 점유율 1.5%, 그럼에도 한류열풍…근거는?

중국 대중음악산업 관계자들은 K팝이 현지에서 부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2015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 참석차 한국을 찾은 리우신(劉鑫) 타이허음악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시에궈민((謝國民) 하이양음악그룹 CEO는 7일 서울 DDP에서 "K팝 기획사는 중국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이 같이 밝혔다. 

하이양음악그룹의 업계 점유율은 40%라고 밝힌 시에궈민 CEO는 "중국에서 95%가 중국어로 된 음악을 듣고, 유통 시장에서도 90%는 중국어로 된 음악이다. 한국의 유명 음반사인 SM·JYP·YG 엔터테인먼트가 중국에 진출했지만 이 3개 회사의 현지 점유율은 다 합쳐도 1.5% 미만(자체추정)"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그는 하이양과 중국의 또 다른 음원회사인 QQ뮤직·알리뮤직, 3곳이 중국 업계에서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K팝을 좋아하는 1.5% 소비자들의 절대다수는 젊은층이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한국음악은 엑소, 원더걸스, 빅뱅 등 아이돌 음악이어서 젊은층에 주로 쏠려 있다"고 알렸다. 

올해 4월 타이허음악그룹과 합병한 중국의 메이저음원유통회사인 하이디엘 음악유한회사 총재도 겸하고 있는 리우신 COO는 "한국 기획사는 중국에서 정확한 파트너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디엘은 중국 본사를 거점으로 싱가포르, 홍콩,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에서 음악 유통·기획·홍보 등을 하고 있다. 작년 기준 총 2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이미 한국 여러 회사들과 교류했는데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한국기업이 중국을 판단할 때 매출액만 본다"고 아쉬워했다. "신중하게 파트너를 고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에궈민 CEO도 리우신이 지적한 것처럼 한국 기획사가 중국시장에서 적합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먼저 이해해야 할 건 중국과 한국의 음원시장이 다르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3억 중국 인구 중 7억명이 농민이다. 한국은 서울에 인구가 집중돼 있다. 이런 인구구조는 시장이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이 중국에서 10%대 점유율을 차지하려면 중국시장의 이런 특징과 소비층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좋은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두 사람은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음악그룹의 송커 CEO,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함께 이날 오후 '뮤콘'의 하나로 열린 '제1차 한중음악산업포럼'에도 참석했다. 

리우신 COO는 '중국 음악시장 유통분석과 중국 진출 전략', 시에궈민 CEO는 '중국 음악시장 비전과 한국음악시장 성장 가능성'에 대해 연설했다. 

리우시 COO는 한국과는 다른 중국 음원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음원콘텐츠는 OST라고 밝혔다. "OST가 중국 음원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이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트렌드도 곧 변한다. 한국 기업들이 이런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지 못해 중국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CJ E&M 공연사업부문이 중국 문화부 산하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 중국 최대 미디어그룹인 상하이동방미디어유한공사와 공동 투자한 합자회사 아주연창문화발전유한공사의 예를 들며 "한국 뮤지컬이 중국 시장의 특성을 잘 파악해 중국 기업과 협력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다른 콘텐츠는 한국기업이 중국 기업과 협력하는 예가 없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의 가요 기획사는 제대로 된 수익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결심을 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이런 측면에서 결심을 빨리 내린다. 이런 것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최근 중국에서 아이돌 그룹들이 부쩍 성장하고 있다. 리우신은 "한국과 미국의 아이돌을 벤치마킹하고 자금력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아이돌의 한국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 아이돌 그룹이 한국에서 데뷔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한국을 정거장 정도로 생각하고 중국으로 활로를 변경했다"며 "중국 아이돌들은 한국시장을 겨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한국에서 볼 때 중국 음악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이다. 대다수 음원사이트에서 무료로 음원을 내려받을 수 있고, 소비자들의 이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한국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저작권 문제가 중요하다면서도 큰 걱정은 접어달라고 입을 모았다. 

시에궈민 CEO는 "저작권이 한국과 중국의 음악 교류에서 문제이지만, 중국 음악시장을 흔들만큼의 문제는 아니다"고 봤다. 다만 "유럽과 비교할 때 중국의 인구가 많음에도 수익은 유럽이 중국보다 30~40배 가량 많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내 저작권 문제는 꾸준히 개선돼 왔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변화는 "하이양그룹과 같은 음원 플랫폼이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을 통해서 유통되는 음원의 70% 이상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상태라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최근 10년을 돌이켜봤을 때 저작권 처벌 수준은 지극히 낮았다. "한 곡을 불법적으로 사용했을 때 100~1000위안(약 1만8000~18만원) 정도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한다. 하지만 "작년에 중국회사가 음원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예가 있는데 중국정부에서 2억 위안(약 366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례적인 경우다. 저작권 위반에 대한 형사·민사 조치가 확대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한류열풍'에 비해 점유율 1.5%는 낮은 수치가 아니냐는 물음에 리우신 COO는 "결코 낮은 비율이 아니다"고 답했다. "한국음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중국의 음악시장은 가수와 노래를 분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비는 중국 매체에 많이 노출됐지만 그의 노래가 방송된 횟수는 2000만번에 그쳤다. 하지만 비보다 인지도가 낮은 중국 가수의 노래를 방송한 횟수는 4억번이다. 가수와 노래를 따로 보는 현상을 이해하면 수치가 이해가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에궈민 CEO도 "중국에서 한국의 주요 음악은 아이돌의 음악이고 농민들은 당연히 이 곡을 듣지 않으니 1.5%는 높은 수치"라며 "아이돌들의 주된 수익은 콘서트다. (한 해에) 600만명이 콘서트를 보러 간다"고 전했다. 

리우신은 따라서 한국 가요기획사들이 한국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과 현대처럼 "현지 시장을 잘 이해한 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장의 수익, 판권만을 보고 중국 진출을 꺼리고 있다면 한국기업에게는 매우 손해일 것이다. 시장이 커지고 난 뒤 중국음원 시장에 진출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더 어렵다."

8일까지 DDP에서 계속되는 뮤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다. 제2차 K뮤직포럼과 함께 열리는 콘퍼런스, 해외 진출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쇼케이스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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