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주주친화 경영을 강화한다.
주주친화 경영을 목표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 등 삼성계열사들은 1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하는 기존 정관을 바꿔 사내외 등기이사 가운데 의장을 선임하는 내용이다. 정관이 바뀌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가운데 선임될 가능성이 크다.
이사회 의장과 CEO를 분리하면 주주를 대신해 경영을 감독하는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될 수 있다. 다만 현재 국내 대부분 기업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삼성전자 새 이사회 의장에는 이날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된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경제 정책을 수립했다. 지금은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을 맡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주총 이후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의장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해 재선임된 권오현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임기가 2년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주총을 열고 이사회 의장 개방을 위한 정관변경과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 의결했다. 송창룡 전자재료사업부장(부사장)과 김홍경 경영지원팀장(전무)이 신규로 사내이사진에 합류했다
삼성SDI는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사회 의장은 조남성 사장이 기존대로 맡기로 했다. 삼성물산, 호텔신라도 주총에 이어 이사회는 열었지만 기존대로 최치훈 사장과 이부진 사장이 의장직을 맡는다.
삼성SDS도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SDS 타워에서 제3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등의 보수한도액, 정관 일부 변경 등을 승인했다.
삼성전기는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인 한민구 서울대 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명예교수를 선임했다. 한 의장은 2008년부터 삼성전기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 회장,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 회장, 한국특허정보원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