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이드



정용진의 SNS는 오늘도 외줄을 탄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NS로 각종 논란
신동빈 저격, 키움 저격
적극적인 SNS 행보에 상반된 평가 나와
'관종' 비판에 회사 리스크 확대 지적도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 친숙함 긍정적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본인 의지로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하는 유일한 재벌 총수다. 정 부회장이 소셜미디어를 하는 방식은 평범하다. 가끔 신세계 계열사 홍보를 할 뿐 음식 사진을 올리고 운동하는 영상을 올리는 건 여느 계정과 다를 게 없다.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약 65만명으로 웬만한 대형 인플루언서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만 정 부회장의 소셜미디어 활동엔 상반된 평가가 뒤따른다. 잊을 만하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소셜미디어에 풀어놓기 때문이다. '재벌이라고 SNS 하지 말란 법 있냐'는 반응도 있지만, '괜한 논란으로 회사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도 있다.

◇ 인플루언서 정용진

최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 저격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정 부회장은 지난 25일과 26일 인스타그램에 연달아 음식 사진을 올리며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멘트를 똑같이 달았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정 부회장이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얘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너희들의 혼이 1천만 촛불이 되었다.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쓴 것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 방명록을 두고 정치권에선 '아이들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고맙다고 말하는 게 적절한 것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정 부회장이 28일 인스타그램에 소고기 사진과 함께 달아놓은 멘트 역시 일부 네티즌의 격한 비난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너희들이 우리 입맛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했는데, 이번엔 이 발언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6년 세월호 분향소에서 "너희들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참 고맙다"고 쓴 방명록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정 부회장은 멘트를 "진짜 맛나게 먹었다 고맙다"로 수정했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즉각 신세계 유통·식음료 회사인 이마트·스타벅스 등을 불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 급발진하는 정용진

정 부회장이 소셜미디어에서 '급발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로야구팀 SSG랜더스 구단주인 그는 지난달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 접속해 야구팬과 대화하면서, 키움히어로즈 구단을 향해 욕설을 하고 "발라버리겠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 부회장은 "과거 키움히어로즈가 넥센히어로즈일 때 야구단을 인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넥센 측이) 나를 X무시하며 자존심이 땅에 떨어질 정도로 내몰았다"고 했다. 당시 각종 온라인 야구 커뮤니티엔 "야구판이 더 재밌어졌다"는 반응과 "예의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이 모두 있었다.

정 부회장은 유통 부문 경쟁사인 롯데 신동빈 회장을 대놓고 저격하기도 했다. 지난달 신 회장이 6년 만에 롯데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한 것을 두고 "동빈이형은 원래 야구에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도발하니까 제스쳐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엔 샥스핀 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비판받았다. 정 부회장이 올린 이 음식은 신세계 계열 호텔인 조선팰리스에서 운영하는 중식당 더그레이트홍연에서 판매하는 제품이었다. 샥스핀은 잔인한 어획 방식 탓에 일부 국가에선 유통·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 관종 정용진?

이런 적극적인 소셜미디어 활동 탓에 정 부회장에겐 '관종'(관심종자)이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닌다. 소셜미디어를 안 했으면 생기지 않은 논란을 자꾸만 만든다는 의미다.

일부 재계 관계자들은 정 부회장의 활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발언 하나 하나가 회사에 영향을 주는데, 그런 위험 부담을 안고 SNS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SNS로 본인 캐릭를 만드는 것 외에 회사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관계자도 있다.

물론 정 부회장의 활동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은둔하며 조용한 경영 활동에 매진하는 대부분 재벌 2·3세들과 다르게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이 열정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유통 기업이라서 사람들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며 "정 부회장 행보는 신세계를 더 친숙하게 만들기 위한 철저히 계산된 움직임인 것 같다"고 했다.

이마트 실적만 좋다면 정 부회장이 소셜미디어를 하는 게 큰 문제도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 5조8958억원, 영업이익 12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 13.1%, 154.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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