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솜방망이 그친 LH 혁신안…부동산 범죄 척결 미봉책 우려

"국토부가 하면 괜찮다?"…처벌 규정도 없이 이관 우려
투기 근절 대책도 부동산 비위 원천 차단 역부족 지적
직원 2000명 이상 감축 계획…LH 내부 반발 불가피
조직 개편안은 윤곽도 못 그려…"가능한 빨리 의견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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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정부가 땅 투기 사건 3개월 만에 내놓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안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신규 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국토교통부가 직접 수행하는 게 투기 재발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LH 해제 수준'이라고 공언했던 조직개편 방안은 윤곽도 잡지 못한 채 8월로 미뤄져 결국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와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는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갖고 비핵심 업무 다른 기관 이관, 재산등록 대상 전 직원 확대, 직원 20% 감축 등의 LH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비대했던 조직을 축소하고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등 일부 진전된 내용이 담겼지만 투기 재발을 막기에는 허술한 부분이 많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특히 신도시 조사기능을 LH에서 국토부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국토부는 LH 땅 투기 의혹의 상당수가 초기 입지 조사 단계에서 개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신도시 입지조사 권한을 LH에서 회수해 직접 수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국토부 내 공공주택추진단 내에 신설되는 공공택지조사과가 신도시 입지조사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20여명 내외의 인원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현재 LH에서 신도시 입지조사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113명인데 비해 국토부에서는 20여명으로 줄어드는 만큼 내부 정보 통제가 용이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또 개발 업무를 이관 받는 국토부에서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불공정행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촘촘한 관리·감독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LH의 조사 업무를 국토부로 이관하더라도 투기를 근절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담 인력이 20여명에 불과한 국토부가 지자체나 주택 관련 공공기관에 후속절차를 위탁할 경우 또 다른 투기 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국토부 직원 20여명이 전국을 돌아다닐 수는 없고 결국 다시 조사 업무를 한국부동산원 등 하청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개발 정보가 유출될 개연성이 충분히 남아 있다. 누가 업무를 맡느냐보다 어떻게 도덕적으로 준법 무장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 공직자 투기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국토부 공무원이라 특별히 높은 도덕성을 갖췄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강도 높은 처벌 규정을 도입하고 내부고발 활성화 등 감시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방 공기업이든 중앙부처든 모두 사람이 일하는 곳이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LH 기능의 다른 기관 이관 시에 해당 기관에도 같은 처벌 규정을 적용하고 불법 투기거래 신고자 포상제도를 더욱 강력하게 운용하는 등의 내용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김수상 주택토지실장은 이와 관련해 "공무원 조직은 가장 공공성이 큰 조직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 강한 통제장치가 내부적으로 있다"며 "거기에 의해서 내부 통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위탁 기관의 내부 정보 이용 가능성에 대해선 "후속적인 (위탁) 절차에서 다뤄지는 것들은 미공개 정보는 아닐 것으로 보여진다"며 "후속절차의 경우 공개된 정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가 LH 임직원에 대해 전 직원 재산등록을 추진하고, 퇴직자 취업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등 감시 수준을 높였지만 부동산 비위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어렵고,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아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LH 직원 2000명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세부 방안은 빠져있다. LH 내부 반발에 직면하면서 계획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큰 이목이 쏠렸던 조직개편 방안도 수개월 뒤로 미뤄졌다. '해체 수준'은커녕 흐지부지 마무리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은 "구조개혁 방안은 빠진 혁신 방안만 내놨기 때문에 전체적인 혁신방안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내세우는 지주사 체제는 행정의 비효율만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 투기 의혹을 처음 폭로한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LH가 하는 사업을 기능적으로 분리하고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대폭 강화해 공공택지 개발사업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르면 8월 조직개편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나 아직 윤곽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의견 수렴 과정을 최대한 빨리 거쳐 가능하면 8월까지 개편안을 확정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령이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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