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출 한도 늘려달라"…실수요자 불만 속출

끝모를 대출규제에 무주택자 자금 확보 '비상'
전세대출까지 손대나…비실수요 구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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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끝 모를 대출 규제에 대출 한도를 늘려달라는 실수요자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의 금리를 조정할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무주택자들의 불만은 폭발할 조짐이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아파트 사전청약 11년 만에 입주하는데, 집단대출 막아놓으면 실수요자는 죽어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청원은 게시 이틀만에 2328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신을 40대 후반에 자녀 2명을 둔 가장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거의 11년 만에 아파트가 신축돼 오는 10월27일부터 첫 입주가 시작되는데 이 시기에 금융위에서는 대출한도를 축소시키고, 은행들은 집단대출을 고금리에 선착순으로 실행해주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이렇게 어려운데 오늘부터는 일부 은행들이 아파트 집단대출을 감정가가 아닌 분양가와 감정가 중 더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잡아 대출 한도를 축소하겠다고 한다"며 "분양받고 이제야 대출받아 잔금을 치러야 하는 서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돈 없는 서민은 입주도 하지 말고,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7일에도 '생애최초 주택구입 꿈 물거품. 집단대출 막혀 웁니다'라는 제목으로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1만3408명의 동의를 받고 있다.

글을 올린 청원인 B씨는 "청약으로 첫 집장만을 하게됐다. 열심히 모은다고 했지만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집단대출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집단대출을 막는다는 날벼락 같은 기사를 접하고는 가슴이 답답,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잠을 못이루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신규 분양 아파트 입주 한 달을 앞두고 집단대출을 막는 바람에 높은 금리에 선착순으로라도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눈치까지 봐야하는 상황"이라며 "은행 대출 한도를 막지말고, 서민과 실입주자들에게는 집단대출을 풀어준다는 공식발표가 시급하다. 힘들게 된 청약, 생애 첫 주택구입을 이런식으로 막는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거듭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자 시중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대출 제한 조치가 연일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집단대출 관련 입주 잔금대출 취급 시 담보 조사 가격 운영 기준을 'KB 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으로 바꿔 사실상 대출 액수를 줄이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다음달 1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대출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의 일부 상품 취급을 한시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최근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금리 조정까지 시사하자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전세대출이 금리 조건 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 (추가 대출 규제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이르면 내달 초 발표되는 가계부채 추가 대책에 실수요가 연결되지 않은 전세대출의 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가 연결되지 않은 전세대출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실수요와 비실수요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섣불리 손을 댔다가는 서민들의 저항과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실수요와 비실수요를 구분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구분한다면 보증기관에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대출 자체를 '실수요다, 실수요가 아니다'라고 기본적으로 나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제도이고, 자금용도가 어찌됐든 기본적으로 모두가 서민들과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로 다들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며 "만약 (전세대출 금리 인상 등을) 하게 된다고 하면 저항이 없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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