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소문난 콤비인 연출가 서재형(44)·극작가 한아름(37) 부부가 독일 문호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를 재해석한 연극 '메피스토'를 선보인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60여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이다. 학문적인 탐구와 삶에 대한 인식을 통해 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믿었지만, 결국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회의에 빠지는 노학자 '파우스트'가 주인공이다.
그에게 쾌락의 삶을 선사하는 대신 영혼을 넘겨받기로 한 유혹의 아이콘 '메피스토'(메피스토펠레스)를 통해 선과 악, 구원과 타락 속에서 방황하는 인간을 그린다.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뮤지컬 '왕세자실종사건', 창극 '메디아'로 능력을 입증한 서·한 콤비는 원작의 굵은 선은 유지하되 이야기의 진행 관점을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로 옮긴다. 선과 진리, 지혜를 추구하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악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펼쳐보인다.
파우스트의 욕망과 약점을 이용, 치명적인 유혹으로 거래를 성사시킨 후 그를 타락의 길로 안내하는 메피스토는 배우 전미도(32)가 맡는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해를 품은 달' '베르테르' 등에서 주로 청순한 모습을 보인만큼 변신이 기대된다.
메피스토에게 유혹 당하는 파우스트 역에는 배우 정동환(65)이 캐스팅됐다. 배우 이진희(31)가 순수한 세계의 상징 '그레첸'을 연기한다.
'메디아'와 '왕세자 실종사건'등에서 이미 서·한 콤비와 호흡을 맞춘 황호준 작곡가를 비롯해 현대무용가 장은정, 무대디자이너 여신동, 영상 디자이너 김장연, 의상디자니어 이유선 등이 힘을 보탠다. 20여 명의 코러스 배우들이 출연한다.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기획공연 'SAC 큐브' 클래식의 하나다. 4월 4~1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