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하느냐'는 거죠. 특히 결코 오염되지 않는 정체성에 대해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죠."극작가 배삼식(47·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은 훌륭한 기술자(技術者) 겸 기술자(記述者)다. 수공업적인 장인이라는 뜻이 내포된 '플레이 라이트(play wright)' 영역에서 매끈한 극작법, 즉 기술(技術)을 갖고 있는 작가다. 아울러 우리의 기억과 역사의 기록을 남기는 기술(記述)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성실하게 임한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과 손을 잡고 오는 5일부터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선보이는 그의 신작 연극 '1945'(연출 류주연)는 그 정점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1945년 해방 직후 만주가 배경이다. 이곳에 살던 조선 사람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재민(戰災民) 구제소에 머물며 기차를 타고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간 우리 기억이 미처 머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기록이다. 최근 서계동 국립극단에서 만난 배 작가는 '1945'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현재를 만들어놓은 기원으로서 가까운 과거에 대한 형상이라는 것이 너무 빈약하다는 걸 깨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지 10주년을 맞은 제주 거문오름 일대에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열흘간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국제트레킹’ 행사가 펼쳐진다. 거문오름은 분화구 중심으로부터 흘러나온 용암류가 지형을 따라 북동쪽으로 해안선까지 도달하며 형성된 20여개의 동굴이 무리 지어 있는 기생화산이다. 용암동굴 중에서 벵뒤굴, 만장굴, 김념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거문오름 트레킹 코스는 분화구 내부와 정상부 능선을 따라가는 순환코스 ‘태극길’(10㎞)과 분출된 용암이 흘러내려 간 길을 따라가는 코스 ‘용암길’(5㎞), 올해 신규 개설된 ‘진물길’(6㎞) 등 총 3곳이다. 이중 태극길은 정상(1.8㎞, 1시간 소요), 분화구(5.5㎞, 2시간30분 소요, 해설가 동행), 능선(5㎞, 2시간 소요) 코스로 나누어 탐방할 수 있으며 용암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탐방안내소까지는 평일 30분, 주말 20분 간격으로 순환버스가 운행된다. 특히 행사 기간에는 사전 예약 없이 거문오름을 무료로 탐방할 수 있으며 평소 개방되지 않던 용암길도 개방된다. 탐방시간은 자연유산 보호와 탐방객 안전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로 제한되며 탐방안내소에서 배부받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물질적 풍요가 반드시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많은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은 ‘헬조선’이라 부르짖는다. 이제 우리는 가치관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소설가 이외수(70)씨가 지난 28일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 12회 인터파크도서 북잼콘서트'에서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이날 사전 신청을 통해 초청된 300여 명의 독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이씨는 8번째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발표하며 12년 만에 컴백을 알렸다. 지난 3월부터 카카오페이지 채널을 통해 연재된 소설로, 문학분야에서 최단기간 40만 독자를 모으며 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인터파크도서가 주최한 이번 강연에서 이 책의 핵심은 무엇인지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개그맨 김영철(43)씨가 강연 진행을 맡았으며, 한충은·포레스트의 특별 공연, 김영철과의 대담, 현장토크, 작가 사인회 등이 약 2시간 30분여간 이어졌다.'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는 식물과 교감하는 '채널링'이란 능력을 갖춘 주인공이 식물들의 도음으로 사회의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이다. 소통의 대상을 식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문화재청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충북 충주시 칠금동 392-5 일대에서 백제 제철(製鐵) 유구를 대량으로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중원(中原)지역 제철기술 복원 연구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는 충주 칠금동 제철유적 2차 발굴조사에서 제련로 8기, 소성(燒成·불에 맞은 흔적) 유구 1기 등 다수의 백제 제철유구를 확인했다.이 연구소는 국내 3대 철 생산지이자 다수의 제철유적이 있는 충주 등 중원지역을 중심으로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하고자 2015년부터 중장기 학술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이번 2차 조사는 '충주 탄금대'(명승 42호)의 남쪽 경사면 지역을 대상으로 지난해 1차 조사에 이어 올해 3월부터 추진하고 있다.조사 결과 200여 ㎡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에 4세기대 백제의 대표적인 원형 제련로를 8기(4~11호)나 확인했다.이는 당시 백제인이 집약적으로 철 생산을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면적당 조업구역 밀집도는 지금까지 발굴한 제철유적 중 가장 높다.연구소는 6~11호 제련로 등에서 과거에 쓰던 제련로 위에 새 제련로를 다시 축조해 사용한 중복 양상을 확인했다.4호 제련로 상부에서는 슬래그(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관광공사는 7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여름휴가에 즐기는 레저'로 부산 서구 송도 해상 케이블카, 송도해수욕장, 스카이워크를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송도 해상 케이블카가 다시 가동을 시작으로 암남공원 상부 정류소 탑승장에서 1.62㎞ 떨어진 하부 송림공원까지 39기의 8인승의 캐빈이다. 그 중 13기는 바닥이 강화유리로 되어 86m 아래로 보이는 푸른바다가 아찔함을 선사한다. 케이블카의 오른쪽으로 부산 남항 묘박지, 그 너머에는 남항대교, 용두산공원, 자갈치시장 등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는 약 100년 전 1913년에 문을 열었다.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케이블카, 구름다리, 다이빙대 등 수많은 볼거리를 지닌 복합 놀이 문화 공간이다. 해상 다이빙대는 송도의 상징물이다. 바다 한가운데 3단 다이빙대가 설치 되어있다. 다이빙대에서 다이빙 솜씨를 뽐내는 사람을 보는 것도 큰 볼거리이다. 다이빙대 아래는 수심이 4~5m로 다이빙하기에 적당한 깊이다. 송도해안볼레길은 '볼래','둘레'를 조합해 만든 말이다.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 입구까지 해안 절벽을 철제 난간으로 이어진 길이다. 길이는 1.2.㎞이며 송도를 한 눈에 볼
서울시는 2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신규 사회복지직 공무원 590여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교육을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신규 공무원들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이 18개구 283개동에서 24개구 342개동으로 확대됨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복지 서비스를 상담하는 복지플래너로 활동하게 된다. 시는 한국생산성본부에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전용 교육관을 마련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교육을 통해 신규 공무원에게 필요한 복지 마인드를 고취시키고 복지플래너로서의 기본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올해 내 창단 예정인 롯데문화재단의 '유스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직을 확정했다.25일 롯데문화재단과 공연계에 따르면 정 감독은 올해 출범하는 이 오케스트라의 첫 음악감독직을 맡게 된다. 지난해 8월 롯데문화재단의 롯데콘서트홀 개관 공연의 지휘를 맡는 등 정 전 감독은 이 재단과 꾸준히 인연을 맺어왔다. 상반기 롯데문화재단이 유스오케스트라 창단 소식을 밝혔을 때부터 유력한 음악감독으로 거명돼 왔다. 또 오는 8월 18~19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 콘서트홀의 개관 1주년 기념콘서트 '음악으로 하나되는 곳'도 지휘한다. 특히 18일 공연에서 스타피아니스트 조성진과 2년4개월 만에 서울에서 협연을 해 관심을 끈다. 지난 2015년 말 서울시향 예술감독 직을 그만둔 정 전 예술감독이 한국 클래식음악계에서 직책을 다시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정 전 감독은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갈등 이후 사퇴했다. 정 전 감독은 최근 항공료 횡령 의혹 등에 대해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곧 단원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인 유스오케스트라는 기존 청소년 위주의 유스 오케스트라와 달리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 예술감독 유벙헌)의 드미 솔리스트인 에블리나 고드노바(26·라트비아 출신)가 세계적 발레 대회인 '제13회 모스크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여자 시니어 솔로 부문 1위(금상)을 차지했다. 바르나(불가리아), 잭슨(미국),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스위스)와 함께 세계 4대 발레 콩쿠르로 권위를 자랑하는데 이번 대회는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고드노바는 여자 시니어 솔로 부문에서 '지젤' 패전트와 '돈키호테' 솔로 프로그램으로 출전해 1위 영예를 안았다. 2015년 유니버설발레단에 합류한 고드노바는 기대주다. '호두까기인형',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 '심청' 등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요 레퍼토리에서 주조역을 맡고 있다.지난해에는 모국 라트비아에서 분야별 최고의 1인에게 수여하는 '라트비아 예술가의 밤'에서 무용 부문을 받았다. 라트비아국립대학교를 졸업 후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라트비아 국립오페라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한예종 무용원에 재학 중인 이수빈(19)이 여자 주니어 솔로 부문 은상, 박선미(19)이 주니어 파드되 부문에서 금상을, 이상민(19)이 시니어 파드되 부문 디플로마상을 받았다.
충북 충주시립우륵국악단의 '우륵의 아름다운 외침(우륵의 아침)'이 국비 3억원을 받아 가무악극으로 제작된다. 충주시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가 공모한 '2017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사업(레벨업) 프로젝트'에 '우륵의 아침'이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시는 이번 공모에 충북지식산업진흥원과 함께 충북도의 후원을 받아 음악극 형식인 '우륵의 아침'을 총체극(가무악극) 형태의 융복합형 공연으로 출품했고 작품성과 발전성 부분에서 평가관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우륵의 아침'은 2015년 해설을 가미한 음악극 형식으로 초연했고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드라마와 춤이 함께하는 가무악극 형식의 융복합 공연으로 재탄생한다.12악곡 전체 5막의 대서사시로 제작되는 '우륵의 아침'은 1막 '망국의 기억, 그리고 새로운 길'에서는 우륵의 불안한 미래를 선보이고, 2막 '젊은 진흥왕 우륵과 이문을 만나다'에서는 하림궁에서 진흥왕과 우륵, 이문의 만남을, 3막 '선택에는 고통이'에서는 새로운 신라가 국원에서 시작되는 내용을 담는다.4막 '중원문화의 꽃'에서는 중원문화의 역사를 표현하고, 5막 '제향'에서는 합창과 팔일무를 통해 성대한 제를 지내는 모습을 선보인다.시는 '우륵의 아
"친구 소정아. 화사하게 화장을 하고 편안하게 관 속에 누워 있는 너를 보면서 '줄리엣'인가 '오필리어'인가 생각하고 있었다. 우아한 은백색 관 뚜껑이 닫히고 유리벽 저쪽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막이 내리고 화사하게 웃으며 무대에서 인사하는 너를 보면 ,기립박수를 쳐야지라는 생각으로 유리벽 쪽을 하염없이 바라봤는데 끝내 나타나지 않는구나.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생각에 주저앉지 않을 수 없었다."(손숙)패혈증으로 지난 16일 별세한 '연극계 대모'인 배우 윤소정(73)이 삶이라는 무대를 영원히 떠났다. 20일 오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고인의 장례가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다. 고인과 절친한 동갑내기 친구인 손숙(73)은 이날 이별사에서 "멋있게 질척거리지 않고 떠난 모습이 역시 윤소정답다"며 "폼나서 샘나고 부럽다"고 슬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