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제4차 핵실험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4월이 지나간 가운데 북한 당국이 중국의 강력한 경고를 의식해 그 진행 시기를 연기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일 일본 외교전문지 '디 플로매트' 부편집인 재커리 켁은 이 언론에 실은 사설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 임박설 분위기를 조장하면서 긴장이 고조됐지만 핵 실험이 연기됐다는 증거가 포착되기도 했다"면서 "북한이 진행 시기를 미룬 것은 두 가지 원인, 즉 중국의 강력한 경고를 받아들였거나 일부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설은 지난달 29일 북한 외무성이 "지난 3월30일 성명에서 천명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우리의 선언에는 시효가 없다"고 밝힌 부분도 이런 가능성을 입증해 주고, 북한이 지금 당장 핵실험이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월30일 북한 외무성은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 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에 관련해 이런 비난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켁은 북한은 주로 4월에 핵 실험을 강행해 왔고,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표현하면서 오바마의 순방 기간 4차 핵실험을 강해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4월에 핵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연기 결정에 중국의 경고가 유효했다는 가능성과 관련, 켁은 "중국은 예전보다 강하게 공개적인 비난을 했고, 북한은 이런 경고를 무시할 경우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판단했고, 이 때문에 핵 실험을 연기했을 것"이고 분석했다.
또 다른 가능성인 기술적 원인에 관련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실험'이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이나 동시 다발 핵실험일 가능성이 큰 데 이는 북한이 예상치 못한 기술적인 문제를 직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켁은 예상했다.
그러나 켁은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 4차 핵실험을 진행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북한 전문 연구기관이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하고 내린 결론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장소로 유력한 풍계리 핵실험장 남쪽 갱도의 터널이 아직 봉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 노스가 3일 밝혔다.
한편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이나 고위 정부관계자를 통해 "우리 집 대문 앞에서 난(亂)이나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수 차례 반복적으로 시사했다. 최근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도 중국이 북한 핵실험 진행을 반대하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