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 수만 명이 4일 밤(현지시간)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사태 25주년을 기념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홍콩 중심부에 위치한, 축구장의 6배 크기인 빅토리아 공원을 가득 메운 촛불집회 참가자들로 빅토리아 공원은 이날 촛불 물결을 이루었다.
집회 주최측은 이날 18만 명 이상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밝혔지만 경찰은 참가 인원을 약 9만9500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집회 규모는 최근 몇 년 간 톈안먼 기념 행사 가운데 최대 규모이다.
홍콩의 민주 운동가들은 톈안먼 사태로 숨진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임시 추모비에 헌화했다. 톈안먼 사태로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비무장 시위대가 목숨을 잃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6·4 25년'이라고 쓰인 흰 머리띠를 두르고 중국 공산당에 시위 금지를 철폐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중국 공산당은 톈안먼 시위대가 공산당을 전복시키고 중국을 혼란에 빠뜨리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에선 톈안먼 사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금기시돼 있으며 중국 당국은 단 한 번도 톈안먼 사태 당시 어떤 일이 있었고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리첵얀 홍콩 입법의원은 "본토 전체가 침묵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홍콩만이라도 촛불집회를 계속하는 것은 홍콩인들의 의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