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위안부와 난징대학살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문제를 놓고서도 공방을 벌인 가운데 중국 언론들이 일본을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1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일본 당국은 최소한의 수치심은 있어야 한다'는 제목의 시론을 통해 "일본이 중국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및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항의하며 철회를 요구했다"면서 "'후안무치(厚顔無恥·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름)'라는 말로는 이제 일본 정부를 형용하기 부족하고, 일본 아베 정부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전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와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데 대해 중국 측에 항의하고 신청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일본이 신청 자격조차 의심스러운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 대원들의 유서와 사진들의 세계 문화유산 신청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정상적인 신청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무슨 논리냐고 반문했다.
통신은 또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전쟁할 수 있는 '강대한 국가', '보통국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데 아베 정권이 최소한의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른 국가 눈에 비친 일본의 모습은 점점 더 이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신은 11일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통과했다면서 남중국해 문제에서 발언권이 없는 일본이 이런 행보는 우스꽝스러운 일로, 이 지역의 긴장감을 더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는 '국화와 칼'이라는 저서에서 일본인 문화를 수치심의 문화라고 평가했지만 아베 정권은 침략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수치심도 느끼지 못하면서 이런 전통 '미덕'을 잃어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같은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해외판 고정 논평인 '망해루(望海樓)에서 일본 스가 장관의 해당 발언은 '나는 대학살을 감행할수 있지만 너는 가만히 있어라'라는 일본 정부의 강도 논리를 보여준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신문은 또 우리는 일본 정부의 이런 강도 논리와 행보에 강한 분노를 느끼지만 뜻밖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일본이 침략 역사를 부인하고 미화하려는 시도들은 이미 대세가 됐고, 국제사회에서 일본 정부는 수단을 바꿔가면서 난리를 피우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서 극우 세력의 시위까지 국제사회 인내심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미국 의회가 지난 2007년 하원 위안부 결의를 채택하고, 2014년 통합세출법안을 통해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 독려를 국무장관에게 촉구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천방백계로 이를 저지했고, 일본 우익들은 글렌데일 시에 설립된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관련해 백악관 청원 운동을 벌이고 직접 현지까지 찾아가는 뻔뻔스러운 행보를 보였다고 신문은 비난했다.
아울러 신문은 "역사도, 진실도, 국제적 공리 모두 한 면의 거울이며, 일본이 중국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을 반대하는 것은 일본 정부의 왜곡된 세계관을 보여준다"면서 "이런 왜곡된 역사관으로 어떻게 훼손된 일본 민족과 국가의 형상을 다시 바뀔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일본 아베 정권이 평화 발전의 길을 포기하고, 자신들이 만든 강도 논리에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일본의 미래를 망칠 수밖에 없다고 신문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