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수니파 반군의 공세가 가열되자 누리 알 말리키 총리의 정적들이 그를 몰아내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서방의 지지자들이나 국내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런 움직임에 청신호를 보냈다.
그는 "이라크 지도자들을 선정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다"고 말함으로써 알-말리키에게 사임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조심스러운 논평은 그 말만 빼고 모든 것을 말한 셈이었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포용적인 계획을 가진 지도자들만이 이라크 국민들을 진정으로 단합시킬 수 있고 그들로 하여금 이 위기를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그(알 말리키)가 총리로 있건 다른 지도자가 이 나라를 이끌려 하건 수니파 시아파 및 쿠르드 족이 모두 살만하다고 여길 수 있는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바이다"고 말했다.
여기서 "포용적인 정책"은 알 말리키가 소홀히 하는 대목이다. 그는 알카에다 계열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 소속의 수니파 전사들이 지난주 전광석화같은 공세를 벌임으로써 지도력에 심히 훼손됐다.
알 말리키는 2006년까지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으나 종파간의 유혈투쟁이 통제불능으로 확산되던 당시 미군과 연합해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함으로써 크게 부각됐다. 그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미군 침공 이후 미군과 협력해왔다.
그 내전은 2008년 종식됐으나 미군이 2011년 철수하자 다시 일어났으며 그 상당한 원인을 알 말리키 자신이 제공한 셈이었다.
알 말리키는 그의 시아파 정권이 수니파를 차별한다는 불만을 억압함으로써 새로이 폭력사태를 유발했으며 수니파 전사들은 서부의 도시 팔루자와 안바르 주 주도 라마디 일부를 점거했다.
여기에다 많은 이라크 국민들은 정부가 부패한 데다 경제재건에 무능하며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너무 긴밀한 점을 비난하기도 한다.
이에 시아파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알 말리키를 내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 가운데서 대안으로 2명이 지목되고 있으며 그 하나는 아델 압둘-마흐디 전 부통령이다. 그는 프랑스에서 공부한 경제학자로써 시아파이다.
다른 한명도 세속적 시아파인 아야드 알라위로써 그는 사담 후세인이 몰락한 뒤 첫 총리로 봉직했었다.
알-마흐디는 온건시아파 당인 최고이슬라믹 이라크 회의 소속이다. 이 당은 이란과 긴밀한 뉴대를 갖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이 당에 가입한 시아파 국회의원 아흐마드 찰라비도 후임총리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미국은 10년전 그를 차기 지도자로 선호했었다.
이 당 소속의 또 다른 시아파 정치인 바얀 자브르도 경쟁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그는 알 말리키 정부에서 재무장관과 내무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시아파 의원인 하킴 알-자밀리는 최근 며칠동안 이라크 지도자들과 미국 관리들이 알 말리키의 장래를 두고 논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